주부 70.4% "미국산 쇠고기 먹지 않겠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3일 대도시 주부의 70.4%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강한 불안감이 있음을 확인해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설문조사는 7월에 대도시 주부 65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70.4%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더라도 구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구입하겠다'는 응답자는 29.6%에 불과했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0.2%는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안전하다'고 답한 이들은 고작 6.7%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앞서 12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국민 90%가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일 양국의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강하게 불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우병 수입이 재개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급식에 광우병 쇠고기 오르면 '치명적'
한편 소비자의 외면에도 미국산 쇠고기가 시중에 유통되면 그 위험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개별 소비자가 외면하더라도 각종 기업과 학교의 급식에 싼 미국산 쇠고기가 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내에서는 '이력추적제(Traceability)'나 음식점에서 쓰이는 쇠고기의 원산지 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다. 시중에 유통되는 쇠고기가 미국산 쇠고기인지 아닌지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통되는 미국산 쇠고기 중에서 광우병에 감염된 게 섞여 있을 경우 '인간광우병(vCJD,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유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간광우병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진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쇠고기를 굽거나 삶아도 제거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인간광우병의 잠복기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30~60년이나 된다는 데 있다. 죽을 때까지 증상이 안 나타날 가능성이 큰 어른보다는 어린이·청소년에게 더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급식의 주요 대상자이자 단백질 섭취가 많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청소년이 인간광우병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되는 것이다.
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홈페이지에서 인간광우병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말기에는 소 광우병과 같이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증상을 보이며 죽게 된다. 잠복기는 길어 때로는 감염된 지 몇십 년 뒤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3개월에서 1년 안에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현재로서는 치료방법이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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