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청래 '휘청'…민주당 '1인 1표제' 부결

'정청래 1호 공약' 잡음 끝에 좌초…리더십 흔들리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당 중앙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민주당 중앙위원회는 5일 '1인 1표제'를 포함한 당헌 개정의 건 2개 안건에 대한 투표를 진행했고, 오후 3시께 종료된 투표 결과 두 안건 모두 부결됐다.

이날 투표엔 전체 중앙위원 596명중 62.58%인 373명이 참여했고, 의결 조건인 재적 중앙위원 과반 이상의 찬성을 만족시키지 못해 두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구체적인 투표 결과를 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기초·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에 당원 경선을 도입하는 등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의 건 1안은 찬성 297명(79.62%), 반대 76명(20.38%)으로, 1인 1표제를 실시를 위한 당헌 개정의 건 2안은 찬성 271명(72.65%), 반대 102명(27.35%)으로 집계됐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투표 결과 발표 직후 "투표 참여자 찬성은 71%로 (반대를) 훨씬 상회하지만 재적 과반을 얻지 못해서 부결됐다"며 "여러 걱정들을 해소하고 조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수정안까지 만들어 제안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결돼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1인 1표제 구현'이라는 지도부의 방향성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냐 묻는 질문엔 "논의를 좀 해봐야 될 것 같다"며 "대의원역할재정립TF에서도 계속적인 논의를 하기로 얘기가 된 바 있다.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논의 진행을 좀 해야 될 것"이라고 답했다.

조 사무총장은 투표 결과에 대해선 "아마 중앙위원들이 가지고 있던, 그리고 지역위원장들께서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권한들을 당원들에게 대폭적으로 이양하는 문제에 대한 조금의 조심스러움 이런 것들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하며 "그런 것까지 포함해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정 대표가 당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 강력하게 추진해온 이번 당헌 개정안이 좌초된 데 대해선 "(정 대표는) 가장 큰 공약으로 1인 1표 당원 주권 시대를 천명을 하셨다"며 "당원들의 총의가 중앙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부분이 좀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선 이언주 최고위원, 강득구·윤종군 의원 등 친명(親이재명)계 인사들이 공개 반발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이에 정 대표는 당헌 개정의 건 중앙위 의결을 1주일 연기하고 관련 TF를 설치하는 등 보완책 마련에 나섰지만, 1인 1표제 시행 자체에 대해선 "반대하는 의원은 하나도 없다"는 등 강경한 발언과 함께 강행 의지를 보여왔다.

정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 인사말에서도 이번 안건과 관련 "숙의를 거쳤고 전 당원의 의사도 물어봤다", "절 당대표로 선출해주신 건 그 약속(1인 1표제)을 지키기 바라는 당원들 열망이 담긴 결과"라는 등 당내 반대 의견을 반박한 바 있다.

그러나 당에선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정 대표의 당헌 개정안건을 겨냥 "현재 제안된 안건대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중앙위가 연기된 1주일 기간 동안 1인 1표제에 대한 반발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더민초는 성명에서 "만일 합의된 수정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중앙위에서 공천 규칙 등 지방선거와 관련된 안건만 처리하고 당헌·당규 개정안은 처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법률 전문가 등을 포함해 강화된 당헌·당규개정TF를 구성하고 당원 토론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해 내년 1∼2월께 추가로 중앙위를 열어 전반적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일 열린 1인 1표제 관련 당원 간담회에선 참석한 당원들로부터 "(정 대표는) 다른 공약은 지키지 않으면서 오로지 이 사안에 대해서만 지키겠다고 얘기한다", "당권 장악과 내년 연임 준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는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정 대표의 당헌 개정 추진을 '독재', '해당 행위' 등으로 규정해 비판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이날 중앙위 투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의사가 표명됐다. 김남희 의원은 이날 오전 중앙위 개최 직후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여러 우려와 의구심을 이야기하는 당원들이 계시고 저 역시 김은경 혁신위원회에서 당원주권강화안을 만들었던 사람으로 그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었는지 고민이 있다"며 "개선을 위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중앙위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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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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