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기념식 축사에서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본인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두고 "기념사의 전체 맥락도 보지 않고 무엇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도 잘라버리고 일방적으로 그렇게 주장하신 것"이라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김 관장은 21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본인이 본인의 '연합국 선물' 발언을 두고 '세계사적 입장'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용만 의원이 "광복절에 독립기념관장이 왜 세계사적 입장을 얘기하는가", "반드시 (윤석열 정부 당시 김 관장 임명에 대한) 인사검증 절차를 감사해야 한다"고 비판하자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광복절에 세계사적 역사 풀이를 자꾸 얘기하니까…(문제인 것)"이라며 "혹시 이런 일이 있을까봐 본인이 관장에 가실 때 사람들이 걱정한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김 관장은 "('선물' 발언은) 전체 맥락의 부분"이라며 "민족사적 시각에서 독립운동의 결과로 광복이 되었단 걸 주장하자고 평소에 (생각)해왔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석해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김 관장은 이어 민주당 이강일 의원이 '왜 본인의 말이 자꾸 구설에 오른다고 보나' 묻는 데에도 "의도적으로 제 발언을 왜곡하는 분들의 영향"이라며 "이번 기념사의 전체적인 맥락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국민통합의 방침에 맞춰져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전체적인 맥락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단어를 쓰는 것 자체가 공인으로서는 굉장히 부적절할 수 있다",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이런 문구를 쓰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김 관장은 이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태도를 고수했다.
민주당 허영 의원은 김 관장의 연설문 속 논리를 두고 "(김 관장은 연설문에서) 함석헌 선생이 '해방은 하늘이 준 떡'이라고 설명한 글을 가지고 역사 속 이면이 있다고 말했다"며 "(함 선생의 말은) '민중의 오랜 투쟁에 하늘이 준 선물'이라고 한 뜻이다. 이것을 '해방은 하늘이 준 떡'이라고 '유엔군 승리가 준 떡'이라고 둔갑을 해서 해석하나"라고 질타했다.
김 관장은 이에 대해서도 "책을 그대로 보시면 둔갑은 의원님께서 하시는 것"이라며 "나는 그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말해준 것이다. 책을 확인해보라"고 강하게 맞섰다.
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여권은 김 관장의 해임 또는 용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이 의원은 "현재 새로운 정부의 이념과 맞지 않는다고 (김 관장 본인이) 판단하신다면 순수하게 용퇴하시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독립기념관장) 해촉에 관한 규정이 없어서 '해촉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계속 보훈부에서 말씀하신다"며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해임할 수 있다는 대법원 근거가 있다. 대통령에게 (김 관장) 해임을 건의할 생각이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광복회에서 독립기념관장 해임 촉구 및 감사 신청서를 저희 부에 보냈다"며 "감사를 심도 있게 실시할 수 있는 기관인 감사원에 오늘 저희들이 의견을 보냈다"고만 했다.
한편 김 관장은 이날 본인이 지난 윤석열 정부 당시 관장 임명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란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서도 "(면접 과정의) 앞 부분만 그렇게 발췌를 해서 보도가 됐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묻는 질문엔 "그렇다"며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들의 국적 문제에 대해선 학계에선 두 가지 견해가 있다", "독립기념관장 취임 이후 그 문제는 정부의 입장을…(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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