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국민투표를 가능하게 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함께 대전·충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등 3개 지역의 행정통합 특별법과 3차 상법개정안 등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과 사법개혁 3법 등 우선 처리 대상인 법안들을 오는 24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한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은 필리버스터까지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어 또 한 차례의 극한 대치가 예고됐다.
행안위, 국민투표법 가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3일 전체회의를 열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가결했다.
개헌의 선결조건으로 꼽히는 국민투표법 개정은 지난 2014년 헌법재판소가 국내 거소신고가 돼 있는 재외국민에게만 국민투표권을 주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대한 후속조치다. '2015년까지 법을 고치라'는 헌재의 권고에도 10년 넘게 입법 공백 상태가 지속돼 왔다.
아울러 개정안에는 국민투표권자의 연령을 현행 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하향하고, 사전투표·거소투표·선상투표 등 투표 편의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투표법은 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안소위도 거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행안위원들은 "이번 개정은 개헌을 전제로 하고 그것이 국민적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하고 그에 따라 순리적으로 국민투표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사위, 지역통합법·상법 등 처리수순
같은 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행안위에서 넘어온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비롯해 대구·경북, 전남·광주, 충남·대전 등 3개 지역 행정 통합을 위한 각각의 특별법 등이 상정됐다. 이들 법안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민주당 주도로 이날 중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3차 개정안도 법사위를 통과했다.
다만 사면법 개정안은 당초 이날 법사위 통과가 전망됐으나, 법무부가 좀더 상세한 검토 후 추가로 의견을 제출하기로 하면서 의결이 일단 보류됐다.
사면법 개정안은 내란·외환의 죄를 범한 자의 사면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내란 우두머리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 판결을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한하기 위한 '맞춤 입법'인 셈이다.
24일 본회의 전망…野, 필리버스터 예고
이같이 민주당 주도로 상임위 문턱을 넘은 법안들은 이르면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애초 오는 26일 예정된 본회의를 24일로 앞당기는 안건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단과 우원식 국회의장은 26일 본회의를 합의했다'며 의사 일정 변경에 반대한 국민의힘은 운영위 표결에 반발해 퇴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찾아가 기존 의사일정 합의를 지켜줄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24일 본회의가 열려 국민투표법이나 지역통합특별법, 사법개혁 법안 등이 처리될 경우 이들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법왜곡죄 도입, 조금 더 숙의해야"
한편 민주당이 본회의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는 사법개혁 법안 가운데 법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진보진영에서도 우려가 나왔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2025년 12월 이미 본회의에 부의된 바 있는 해당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은 것은 법왜곡죄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아무런 수정 없이 통과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법왜곡죄를 도입하자는 취지가 '사법정의 실현'인 만큼 법안의 명확성과 구체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국회의 신속한 법왜곡죄 도입이 곧 사법정의의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보다 명확성과 구체성을 확보하도록 법안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회는 법왜곡죄 도입에 대해 조금 더 숙의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시민사회와 학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심사숙고를 통해 종합적이고 완성도 높은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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