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0.1% 연봉 벌려면 165년 일해야…옥스팜 "한국, 소득과 자산 등 격차 심화"

옥스팜 도넛 리포트 발표 "OECD 평균 수준의 공공사회지출 확대 필요"

한국에서 소득 상위 10%와 하위 40%의 소득 격차가 2009년 2.4배에서 2023년 4.1배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 코리아는 23일 발표한 '2026 옥스팜 도넛 리포트 - 한국 불평등, 더 공정한 사회를 위한 선택'에서 "한국이 유례없는 경제 성장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과 자산, 교육 등 사회 전반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OECD 평균 수준의 공공사회지출 확대와 AI 시대를 대비한 사회보장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 리포트를 보면 대표적인 소득불평등지수인 팔마 비율은 2009년 2.4배에서 2023년 4.1배로 높아졌다. 즉 상위 10%가 하위 40%보다 4.1배 많은 소득을 차지한 것이다. 또한 개인 소득이 낮은 하위 50%의 연평균 소득은 858만 원으로 소득 상위 0.1%의 1년 연봉만큼 벌려면 165년 동안 일해야 하며, 다주택자 상위 20%가 대한민국 전체 주택 자산의 78%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에서의 격차도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상대 임금은 2003년 62%에서 2024년 53.9%로 21년 동안 8% 포인트 감소했고,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상대임금은 2005년 70%에서 2023년 58.7%로 18년 동안 11.3% 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동안 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은 15.3%로 OECD 평균(21.2%)의 72% 수준에 그쳤다. 특히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계층에게 돌아가는 복지 혜택의 몫은 오히려 줄었다. 소득 하위 20%가 공적이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2%(2009년)에서 35.8%(2023년)로 10% 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리포터는 이를 두고 복지 지출이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안정적 고용과 소득을 보장받는 계층에게 상대적으로 공적 복지가 더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교육 격차도 확인됐다. 사회경제적 배경 상위 10% 학생은 하위 40% 학생보다 교사와의 관계 만족도가 2배 이상 높고, 디지털 자원 활용 효능감도 높았다.

기후위기 역시 불평등을 가속화하고 있다. 온열질환자 중 26%는 단순노무종사자였으며, 발생 장소 3곳 중 1곳은 실외작업장이었다. 저소득층 및 주거취약계층 2명 중 1명이 폭염으로 인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의 책임자인 김윤태 고려대 공공정책대학 교수는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성장이 지속되는 한국 사회에 이번 보고서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1942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시작된 옥스팜은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인도주의 구호 및 개발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제구호개발기구다. 전 세계 약 80개국에서 식수, 위생, 식량원조, 생계자립, 여성보호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프레시안
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