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하루 앞두고 '당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청래 후보 측이 "전당대회는 국회의원이 예전보다 영향력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등, '현역의원 지지세'가 강한 박찬대 후보를 향한 저격성 발언을 연이어 내놨다. 박 후보 측은 "갈라치기"라며 반발했다.
정 후보는 1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는 1일 실시되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판세를 묻자 "전당대회 관련해서 20여 개 안팎의 여론조사가 있었는데 한 번도 제가 진 적이 없다"고 승리를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강점으로 한 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 후보는 이어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는데 지금은 국회의원들이 당원들의 눈치를 봐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며 "국회의원 숫자하고 당원 숫자하고 어디가 더 많은가, 압도적으로 당원 숫자가 많다"며 "당원들이 국회의원을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후보는 앞서 전날 본인 SNS에서도 '국회의원의 오더표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의원이 당원의 눈치를 보는 시대로 변화 발전했는데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의원끼리 몰려다니고 '의원 몇 명 확보했다'며 숫자로 장사하려는 순간 바로 당원에게 철퇴 맞는다"고 했다.
정 후보는 글에서 "지지하는 의원 숫자가 많을수록 당원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면 시대흐름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글에는 박 후보의 실명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선 정 후보가 '당원 기반 지지', 박 후보가 '의원 기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가 이뤄져온 만큼 박 후보에 대한 저격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정 후보는 충청·영남권 투표에서 25%포인트 차이로 크게 밀린 박 후보가 '권리당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호남과 수도권 지역 투표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역전을 자신한 데 대해서도 "여론조사는 과학"이라고 일축했다. 정 후보는 "(충청·영남권만) 정청래를 25%(포인트) 차이로 지지하고, 나머지는 정청래를 지지하지 않는가. 그런 여론이 있을 수 있는가"라며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정 후보 지지 입장을 밝힌 장경태 의원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역 의원들의 박찬대 지지세로 판이 뒤집힐 가능성은 없나' 묻는 질문을 듣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비중은 상당히 작아졌다", "대의원에서 그렇게 큰 격차도 날 가능성이 없다"고 정 후보의 '굳히기' 기류를 자신했다.
장 의원은 "저희가 봤을 때는 두 후보 모두 다 훌륭하고 개혁 의지가 충만하기 때문에 당원들께서는 아마 누가 돼도 잘할 거다라는 평가를 하시는 것 같다"면서도 "선거가 거의 바로 내일이면 결정되기 때문에 변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측은 "'당심 vs 의심(議心) 편가르기'를 중단해 달라"며 반발했다. 박 후보 캠프 측은 이날 발표한 호소문에서 "선거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한 프레임 공격과 갈라치기 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지나친 네거티브가 일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캠프 측은 "특히 '당심'과 '의심'(의원들의 마음)이라는 갈라치기 이분법으로 마치 당원과 국회의원의 마음이 따로 노는 것처럼 당을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강력한 경고의 뜻을 표하며, 지금 당장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정 후보가 본인 강점인 '당심'을 강조하며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비판적으로 언급한 데 대한 반박성 메시지인 셈.
캠프 측은 "지지하는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당원들의 반감을 키우고 있다"는 정 후보의 발언을 직접 인용해 "근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지하는 국회의원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계파정치'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왜곡된 '프레임 정치'는 승패를 떠나 지금 당장 중단되어야 할 구태 중의 구태 정치"라고도 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본인과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인 인천 지역에서 인천 지역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막판 당심 잡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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