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오을 청문회에서 "꿀빠는 인생", "허위급여 갑질동냥" 조롱조 공격

보수정당 출신 후보자에 野 "통합이 아니라 배신자"…與는 '뉴라이트' 청산 주문

국민의힘이 보수진영 출신인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 "꿀빠는 인생", "보수 배신자", "권길동(권오을+홍길동)" 등 조롱섞인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권 후보자가 과거 복수의 기업과 대학에 동시에 재직하면서 임금을 받았다는 '겹치기 근무' 의혹과 관련해선 "갑질 동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고 정부 출범 이후 장관직에 지명된 권 후보자에게 '전문성 없는 보은 인사'라는 취지로 집중 공세를 폈다. 특히 보수진영 출신인 권 후보자가 본인 인사를 두고 '국민통합' 역할을 강조하자 야당은 '통합이 아니라 철새 정치'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양수 의원은 "후보께서는 '꼬마민주당'으로 국회의원이 되셨다가 (국민의힘 전신인) 신한국당으로, 우리 당 쪽으로 오셔서 3선 의원까지 하셨다"며 "이번에 또 당을 바꿔서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을 하고 전문성도 없는 보훈부장관을 시켜 준다니까 언론에 (부정적으로) 나게 되셨다"고 했다.

이양수 의원은 이어 "대표적인 보은 인사로 언론이나 여기저기서 얘기가 나오고 있고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다니면서 꿀 빠는 인생이다', 이런 비아냥도 나온다"며 "많은 의혹 제기로 '먹튀다', '지식 도둑이다', '홍길동이다', '분신사바 후보자' 등 많은 별명을 언론으로부터 얻고 있다"고 권 후보자를 비난했다.

같은 당 이헌승 의원은 특히 권 후보자가 본인 장관 지명의 의미를 두고 '국민통합'적 차원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 "그것보다는 그동안 보수정당 계열에서 활동을 해 오시다가 두 달 전에 전향을 해 가지고 민주당 대선 캠프에서 두 달 동안 (일한 것에 대한) 그 보은 인사"라고 꼬집었다.

이헌승 의원은 "보수를 배신하고 대선 기간 2개월 동안에 이재명 후보 당선을 위해서 활동한 대가성, 전형적 보은인사"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도 "걸어오신 정치적 궤적을 보면 굉장히 민망할 정도로 철새 정치인의 길을 걸어 왔다"고 했다. 강민국 의원은 "민주당에서 한나라당, 바른미래당 다시 민주당, 이게 통합의 상징인가"라며 "시중에서 '권길동'이라고 한다"고 했다.

권 후보자는 "제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지 한 8년이 되었다. 무소속으로 지낸 지는 5년이 지났다"며 "(보수진영에 있던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 오래 전에 제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생활인으로 지냈기 때문에 의원님 하시는 말씀엔 선뜻 동의하기가 좀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본인 인사가 '국민통합'에 맞지 않는다는 국민의힘 측 지적에도 "나라가 심리적인 내전 상태까지 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뭔가 역할을 하라고 (이 대통령이) 저를 임명했다고 생각한다"며 "(통합의) 상징은 아니지만 작은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선 '겹치기 근무', '허위 급여' 의혹이 집중 제기됐다. 김 의원은 "(권 후보자가) 여러 법인 사업체로부터 급여를 수령했는데 실질적인 근로의 정황이 없다"며 "이것은 어떻게 보면 전직 국회의원의 우월적 지위에서 한 동냥과 비슷하다. 갑질동냥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허위 급여 의혹에 대해) '같이 앉아서 커피 한 잔만 먹어도 그게 일하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답변하셨잖나"라며 "(결국) 실질적 근로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것도 저는 동냥이라고 본다. 갑질동냥이다"라고 했다. 그는 "배우자께서도 똑같은 행위를 하고 계시더라"라며 '배우자 허위 급여' 의혹도 제기했다.

권 후보자는 "월 150만 원 정도로 고문 계약을 해서 (근무를) 했다"며 "기업의 영업자문으로 비상근이다. 영업자문, 혹은 어떤 계약을 맺을 때 같이 동행을 해서 자리에 앉아서…(자문 역할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커피' 해명에 대해서도 "거기서 커피 이야기가 나오는데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밥도 먹고 상담도 한다'고 했는데 커피 이야기만 (언론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배우자 의혹에 대해선 "집사람은 실제로 근무를 했다"고 일축했다.

권 후보자는 그러면서 "한 달에 500만 원, 1000만 원 이렇게 받는 것도 아니고 150만 원 받는 것 자체가 '참 남한테 궁색하게 보였구나' 해서 부끄러웠다"며 "그만큼 저는 실제로 그 당시에 생활이 굉장히 어려웠다"고 했다.

권 후보자의 이 같은 해명을 두고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해명과 발언에 있어서의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 의원은 "우리나라 중위소득이 2인 맞벌이 기준으로 400만 원이 안 된다. 이 돈을 벌려고 성실하게 일하는 우리 모든 국민들은 후보자님의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자문료를 이렇게 쉽게 벌어서 생활을 영위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과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권 후보자는 "많은 분들이 심하다는 느낌을 가졌을 수 있겠다"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학에서 지급받은 급여에 대해서도 허위 급여 의혹이 제기됐다. 강 의원은 "(권 후보자는) 단 한 번의 강의도 한 적이 없는데 두 곳의 대학에서 2억 가까운 돈을 받아 갔다"며 "바늘구멍 뚫기도 어려운 교수 임용을 위해서 대학에서 강의하는 젊은 강사들도 많다. 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추궁했다.

권 후보자는 대학교에서 급여를 받으면서도 별도의 강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선 "제가 강의를 하게 되면 전문강사의 수업이 없어지기 때문"이라며 "교양학부 커리큘럼이라든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제가 (자문) 말씀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신한대학 같은 케이스는 경기 북부가 분리된다고 했을 때 신한대학의 역할, 위치, 위상 여기에 대해서 참 자문을 많이 했었다"고도 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윤석열 정부 보훈정책을 "친일 인사를 보은 인사로 앉히고 독립운동 정신을 축소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윤 정부가 임명한 보훈부 유관기관 내 '뉴라이트' 인사들에 대한 청산을 권 후보자에게 당부했다.

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보훈정책에서 독립운동의 가치가 후퇴하고 친일 뉴라이트 관점이 강화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 인정하시나"라고 물었다. 권 후보자는 "인정한다"며 "제가 느끼기에는 (윤석열 정부가) 이념에 의해서 보훈정책을 하다 보니까 사회갈등을 오히려 증대시키지 않았나 판단한다"고 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윤 정부 당시 뉴라이트 논란으로 광복단체들의 8.15 광복절 기념식 보이콧을 초래했던 김형석 관장을 두고 "당시에 지적됐던 임명 과정에서의 투명하거나 공정하지 못했던 절차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 필요하다면 감사원 감사 등을 진행하실 의향이 있으신가" 묻기도 했다.

권 후보자는 "제가 갖고 있는 평소의 생각은 정무직은 임명권자가 바뀌면 재심의 등 절차를 모두 다 거쳐야 된다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 법 자체가 아직까지 입법이 안 되어 있지만, 그런 방향으로 (입법을) 해야 나중에 알박기라든가 이런 시비가 없어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권 후보자는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자격이 없다'는 취지로 직접적인 해임을 촉구하는 민주당 측 질의엔 "일단 제가 취임을 하게 되면 그분을 한 번 만나 뵙고 그분의 생각을 직접 들어 보겠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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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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