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단장 복귀' 박정훈 "지금도 수근이 왜 죽었는지 몰라 답답"

채상병 특검, '격노설' 회의 참석자 김용현 포함 7인 특정…압수한 尹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의뢰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의 항소 취하로 무죄가 확정돼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한 박정훈 대령이 "다시 군인으로서 제자리로 돌아가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령은 15일 변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제자리를 찾았다. 모든 것이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 그리고 기도 덕분이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령은 오는 19일 고(故) 채수근 상병의 2주기를 앞두고 "지금까지도 수근이가 왜 죽었는지, 누가 그 죽음에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답답하고, 수근이 부모님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검에서 하나씩 사실을 밝혀나가고 있어 머지 않아 모든 진실이 드러나고, 책임자들은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두 번 다시 채 해병 같은 억울한 죽음이 없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박 대령은 지난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 사건 초동 조사를 맡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다. 이후 자신의 상관인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으로부터 이첩 보류 지시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수사 결과를 그대로 경찰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1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군검찰이 항소했으나 채상병 특검팀이 지난 9일 항소를 취하하면서 기소된 지 약 1년 9개월 만에 무죄가 확정됐고, 해병대 수사단장으로도 복귀했다.

이에 따라 박 대령은 오는 16일 예정된 보직해임 무효 확인 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원에 소 취하서를 제출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 2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채상병 특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됐던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 참석자들을 특정하고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경위를 포함해 순직해병 사건 이첩 보류 및 조사 결과 수정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시 회의 참석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조태용 전 국정원장,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 6명으로 알려졌으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참석한 사실을 특검 팀이 최근 확인했다.

특검팀은 이날 왕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였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김 전 1차장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이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오는 16일에는 윤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렸던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강 전 실장은 당시 회의 참석자는 아니나, 강 전 실장으로부터 전채상병 사망 직후부터 수사 등 일련의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에 관해 확인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의 휴대전화에 대해 대검찰청에 포렌식 작업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윤 전 대통령 자택을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아이폰 한 대를 압수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아 분석에 제동이 걸렸다.

또 오는 22일에는 임 전 사단장의 이메일을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 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메일 내역 분석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이 채상병 사건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피의자에서 벗어나도록 구명 로비를 했는지 조사할 전망이다.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가 9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특검은 이날 항명 혐의로 재판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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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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