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당선됐으면 윤석열보다 잘했다? 'O'"

김기현 "安 과학기술 의정활동 없어, 안랩 주식 때문?"…천하람 "장제원 정계은퇴해야"

국민의힘 전당대회 마지막 토론회에서 양강 후보는 상대방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부분을 역으로 파고들었다. 김기현 후보는 안철수 후보가 과학기술을 강조하면서도 관련 국회 상임위·입법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안랩 주식 백지신탁 때문이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안 후보는 "윤심은 당심, 당심은 민심"이라는 장제원 의원의 발언을 꺼내 '김장연대'를 비판하고 나경원 전 의원을 학교폭력 가하듯 괴롭혔다며 '김-나연대'에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는 3일 채널A가 주관한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안 후보는 과학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국회 입법 실적을 보면 의구심이 든다. 3선 의원을 했는데 대표 발의 법안이 27건이고 그 중에 과학기술 관련 법안은 하나도 없다"며 "앞뒤가 안 맞는다"라고 안 후보를 비판했다.

김 후보는 "전문성 분야가 과학기술 분야이니 과방위나 산자위에서 활동하면 좋을텐데 그렇게 하지 않고 복지위, 교육위, 외통위로 갔다"며 "안랩 주식 백지신탁하지 않으러 간 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 상임위를 잊지 않았다"며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하면서 110대 국정과제 중 빠진 부분을 꼼꼼히 점검해 다 넣었다. 예를 들면 102번에 사이버 안보가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치 시작하면서 백지신탁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1년짜리 서울시장 나갈 때 백지신탁해야 했다. 그런데 나갔다"며 "백지신탁과 (상임위 선택은) 상관 없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장제원 의원이 '윤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민심'이라고 했다. 민심이 당심이고 당심이 윤심이면 맞지만 거꾸로 된 거 아닌가"라며 "왜 장 의원이 틀렸다고 말을 안 했나"라고 비판했다.

'김나연대'에 대해서도 안 후보는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학폭처럼 집단괴롭힘 당할 때는 가만히 있다가 급할 때 사진 찍는 게 무슨 연대인가"라며 "(당권주자를 규탄하려) 의원 50명이 연판장 돌린 적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뜻을 곡해한 것 같다"며 "(장 의원 발언이) 틀린 게 아니고, 우리 당이 윤 대통령을 만들었으면 당원과 국민의 마음을 합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분열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생각한다"고 옹호했다.

'김나연대'에 대해 김 후보는 "나 전 의원의 선택에 대해 학폭 피해라고 말하는 건 2차 가해" 라며 "나경원이라는 정치인이 가진 여러 가치가 있고 그에 따라 판단했다. 충분히 공감해 행동한 건데 어린아이인 것처럼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초선의원 연판장에 대해서는 "제가 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장 의원에 관한 공방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천하람 후보는 채널A가 준비한 "워크숍 가서 한 방을 써야 한다면? 윤핵관 vs 처럼회"라는 밸런스 게임 질문에 "윤핵관"을 선택한 뒤 "정말로 장 의원이 당과 대통령을 아끼신다면 백의종군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계은퇴를 한 번 고려해보시는 것이 우리 당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그게 아니라면 동작을에 와서 나 전 의원과 경선으로 심판받아보시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김 후보는 '초기 지지율 오른 건 "초기 지지율 오른 건 장제원 덕분이다?"라는 OX 질문에 "O"를 택하며 "초기에 굉장히 낮은 지지율에서 시작했다"며 "손 내밀었을 때 장 의원이 합세해 주셨고 '김장연대'를 이뤄 그 후에 나 전 의원, 조경태 의원과 연대했고 윤상현 의원에게서도 간접적 지지를 받아 대통합의 밑받침이 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 사람과 공천권을 나눠야 한다면? 장제원 vs 이준석"이라는 밸런스 게임 질문에 "장제원"을 택한 뒤 "안 지 굉장히 오래됐다. 집안에서도 아는 사이다. 현재는 윤핵관 수장으로 대척점에 있지만 우리가 이기려면 객관적인 공천을 해야 하는데 그 목적을 위해 당에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장 의원을 치켜세웠다. 이 발언에서는 대통령실이 사용 금지령을 내린 "윤핵관"을 꺼낸 점도 눈에 띄었다.

안 후보는 이날 줄곧 대통령실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 행정관이 초대한 카카오톡 단체방 참여자가 김 후보 홍보 게시물을 계속 올렸다'는 요지의 이날자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 "대통령실 익명 관계자가 단톡방을 만들어 정치활동을 하는 건 공무원 중립 위반이다. 그러면 대통령에게 폐가 된다"며 "(대통령실 선거 개입) 한두번은 당의 화합을 위해 참으려 했지만 반복되는 건 도를 넘어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내가 당선됐으면 윤석열 대통령보다 잘했다"는 OX 질문에 "O"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양강 후보는 김 후보가 전당대회 기간 했던 말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제가 당선되면 윤 대통령이 탄핵될 수 있다’고 마치 대통령께 탄핵 사유가 있는 것처럼 말했다. 그리고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한다’고 했다. 전직 대통령이 이 문제 때문에 징역 2년을 선고받았는데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말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또 ‘정치인이 부패해도 공천받지만 음주운전으로 공천 안 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중도층이 납득할 수 없는 말"이라며 "이 짧은 기간에 위험한 발언이 여러 개인데 어떻게 1년이나 남은 총선을 지휘하겠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어떻게 그렇게 거짓말을 하나"라며 "제가 언제 음주운전해도 된다고 했나? ‘더 심각한 범죄가 성범죄’라고 했다. 제가 언제 (대통령과 공천을) 상의한다고 했나? ‘의견을 듣겠다’고 했다. 제가 ‘안 후보가 대표 되면 대통령이 탄핵된다’고 했나? 과거에 우리가 미래권력과 과거 권력이 붙었을 때 탄핵을 겪은 경험이 있다. 그게 안 된다고 한 건데 왜곡하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다만 김 의원은 지난 1월 31일자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도덕성 하면 음주운전을 떠올리는데 도덕성이라고 하면 성범죄나 강도 등 강력범죄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 “정치인이 부패해도 공천을 받는데 음주운전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도덕성을 이야기하면 음주운전을 대표적으로 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당시 이 신문이 보도한 바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일 서울 마포구 채널A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후보, 김기현 후보,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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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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