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안철수 의원이 전당대회와 관련해 대통령실, 당 지도부,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자 간 갈등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를 알기 때문에 맞서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2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심을 계속 팔았던 후보가 누구인지 다 아시지 않나"라며 "그런데 오히려 반대로 제가 대선 후보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했던 그 사진을 갖고 직접 와서 항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달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윤안연대(윤석열-안철수)' 표현을 쓴 데 대해 "정말 잘못된 표현이다. 대통령과 당 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인가"라며 "더 이상 후보들이 대통령을 끌어들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공개 경고했다. 그는 "우리도 (경고)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아무 말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이다", "윤핵관이라는 말도 당내에서 안 썼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나는 왜 대통령실 발언에 맞서지 않았는가?’ 제하 글에서 "정무수석이 ‘가만히 있으면 아무 일도 없을 거’라는 모멸적 발언을 하는데도 어떻게 그걸 가만히 두냐고 제게 화를 내신다. 또 어떤 분은 ‘윤안연대를 왜 못 쓰냐. 오히려 윤핵관이 간신 맞지 않냐’며 강하게 맞서면 지지율 올라간다고 조언하기도 하셨다"고 불편한 심경을 뒤늦게 드러냈다.
그는 "제가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에 맞서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라며 "첫째, 당원들께서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 빚는 것을 우려하는 것을 잘 알기 대문이다. 둘째, 민주당의 대선 불복, 사법 불복과 싸우는 상황에서 당 내분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여러모로 낯설다.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인가"라며 "제 편을 들지 않는다고 서운한 것이 아니다. 모두가 총선 승리보다 전당대회 승리만 생각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의 '비대위·선대위 불공정' 발언에 대해 "안 후보가 무슨 뜻에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최대한 공정하고 엄정하게 선거관리를 해왔다고 자부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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