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9일 홈페이지에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 - 이것이 팩트(사실)입니다'라는 글을 올려 "청와대에는 관저 집무실, 본관 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으며 이날은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간 2014년 4월 16일 대통령이 '청와대 경내'에 있었다고만 밝혔을 뿐, 본관이나 관저 등 청와대 내부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경호상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대며 공개하지 않아 왔다. 이 글이 올라온 곳은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거치며 청와대가 새로 만든 '오보·괴담 바로잡기'라는 게시판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은 관저 집무실 및 경내에서 당일 30여 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며 "사실 원칙적으로 청와대는 적의 공격이 예상되는 국가 안보 시설이므로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공개하지 않으며,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공개했던 적이 없다. (그러나) 더 이상 유언비어로 국민이 선동되고 국가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세월호 당일 대통령 집무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세월호 7시간'과 관련, 그간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이유로 공개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 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 18일 <프레시안>은 박 대통령이 불면증을 앓고 있었다는 제보를 입수, 보도했다. 17일 YTN 방송은 성남 국군수도병원 간호장교가 참사 당일 청와대로 출장을 갔다는 기록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청와대는 부인했다.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과거 박 대통령이 불법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6일 <고발뉴스>는 '피부 리프팅' 시술 의혹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이런 의혹에 대해 대부분 부인하는 취지로 "세월호 사고와 같이 분초를 다투는 업무는 현장의 지휘 체계와 신속한 구조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회의 준비를 위해 여러 사람이 움직여야 하는 경내 대면 회의 대신 20~30분마다 직접 유선 등으로 상황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대면 보고나 회의를 열지 않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있었던 곳이라고 밝힌 '관저'는 대통령의 생활 공간이다. '청와대'라고 하면 흔히 연상하는 큰 기와집 모양의 청와대 본관과는 별도의 건물이다. 따라서 '관저 집무실'이라고 하면, 회사 사무실이라기보다는 집에 마련한 서재 등의 업무 공간인 셈이다.
청와대는 다만 "청와대 어디서든 보고를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시스템"임을 강조하며 "대통령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모든 시간이 근무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즉각 비판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것은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관저 집무실은 대통령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관저에서 이용하는 곳이다. 그 긴박했던 시간에 출근 안 하고 뭘 했느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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