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일 취임 한 달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어제(1일) 이해찬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면 우리가 좀 손해이기는 하지만 따르겠다'고 했다"며 "상당히 긍정적 이야기"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선거제 개혁은 대표성을 높이고 다당제화된 국회 구성을 제대로 제도화한다는 뜻"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실 올 연말이 지나면 선거제도 개편은 물 건너간다"며 "중요한 것은 어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의석에 있어서는 분명히 민주당이 손해를 보지만,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보수화돼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사회를 좀 개혁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 역시 "이건 굉장히 중요한 얘기"라며 "어제 5당 대표 회동에서 원칙적으로 합의가 된 것이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와의 전날 논의를 '합의'로 못박은 셈이다.
바른미래당, 평화당과 정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 정치개혁특위 구성 및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해온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제도 개혁 주장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실제로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오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개헌과 상관되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강조하면서도 "현재로서는 개헌 문제를 다시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법이라도 분리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이 대표는 그 명분으로 "21대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선거구나 의석 수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자신이나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소수당의 지지율이 의석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대의제에서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그는 부연했다.
이 대표는 다만 "대통령 4년 연임제(개헌 발의)가 당론이기 때문에 당론 입장을 가지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당 당론인 대통령 중임제(추진)라는 전제 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제'라는 표현을 썼다.
변수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입장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전날 5당 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이 선거제도 개편 관련 질문을 하자 "정개특위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며 이는 원내대표 소관이라는 취지로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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