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만난 文대통령 "선거제도 개편 강력 지지"

"남북 국회 회담 위해서라도 판문점 선언 비준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선거제도 개혁안으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자유한국당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와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선거제도 개혁,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여야정 협의체 출범, '규제 완화' 입법 협조 등을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편은 국회에서 여야 간에 합의로 추진될 문제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말씀드리자면,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 일찍 주장을 해왔었고, 아시다시피 2012년 대선과 지난 대선 때 이미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했다"며 "저는 지난 번 개헌안을 제시할 때도 개헌안 속에 그 내용을 담은 바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 19대 국회 때는 중앙선관위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국회에 제시를 한 바 있어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 정의당과 함께 민주당이 함께 노력했었는데, 그때도 각 정당 간에 의견이 맞지 않아서 끝내 실현되지는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날 정치학자, 전문가 68명은 문 대통령과 여야 5당이 "정당 득표율과 의석 배분율 간의 비례성이 보장되는 '민심 그대로 선거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선거 개편에 대해 대통령이 좀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주었으면 하는 요청이 있는 것을 보았는데, 선거제도 개편은 대통령이 주도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너무 입장을 강하게 내면 혹시라도 국회에서 자유롭게 논의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될까 봐 망설여졌다"고 그동안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발언을 삼간 이유를 설명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에 초찬해 오찬을 함께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4.27 판문점 선언을 국회에서 비준 동의를 해달라고 여야에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때 국회에서도 함께 방북해서 남북 간 국회 회담의 단초도 마련했으면 하는 욕심"이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도 4.27 판문점 선언의 비준 동의를 평양회담 이전에 해주신다면 남북 국회 회담을 추진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8월 임시 국회에 혁신 성장을 위한 규제 혁신에 대해서도 뜻을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산업 자본의 지분 보유 비율을 터주는 내용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법'에 대한 통과도 당부했다. 은산 분리 규제 완화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찬성하지만, 정의당이 반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사실 국민은 정말 여야정 간의 협치를 아주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며 "오늘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를 분명하게 합의해서 분기에는 적어도 한 번씩은 개최를 한다든지, 필요할 때는 추가로 여야 합의에 의해서 국정 협의를 한다든지 이런 구체적인 협치에 대해서 합의하자"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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