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한국당 정개특위 어깃장…선거제도 개편 두렵나?"

정의당 배제 논란 가열…여권에는 '규제 완화' 비판

선거제도 개혁 등을 논의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배제될 위기에 놓인 정의당이 자유한국당을 성토하고 나섰다. 기존 여야 합의대로 조속히 정개특위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6일 오후 국회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정개특위 구성은 여야 동수로 구성하고 (구)'평화와 정의 의원모임' 몫으로 위원장을 배정해 여기까지 왔다"며 "그런데 '평화·정의 모임'이 노회찬 전 원내대표 서거로 교섭단체 요건에서 벗어나니까 한국당이 갑자기 정의당을 배제하고 정개특위를 다시 구성하자면서 정개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는 등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초 여야는 지난 7월 원구성 협상에서 정개특위 위원장을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맡기로 합의했으나, 한국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사망으로 평화와 정의 의원모임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은 만큼 정의당을 정개특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난항을 겪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번 본회의에서 의결된 것은 '정개특위를 여야 동수로 구성한다'는 것이지 '교섭단체 여야 동수로 구성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당은 더 이상 어깃장 놓지 말고 정개특위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문제로 이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나눴다. 두 분 다 '한국당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하고 있다"며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면담을 며칠째 요청했는데 아직 답변이 없는 상태다. 떼쓰기 식으로 기존 합의를 다 뒤엎겠다는 발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 '국회 본회의 의결사항인 정개특위 구성이 정해진 기한(5일) 이내에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의장께서 이 문제에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라며 "'민주당 9 : 한국당 6 : 바른미래 2 : 평화·정의 1' 합의를 뒤집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4당 공통 입장이다. 한국당은 다른 꿈을 꾸지 말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의당이 두려운 거냐. 제대로 된 선거제도 개혁이 두려운 거냐"고 힐난도 했다.

한편 정의당은 올해 정기국회 슬로건을 “촛불 초심”, “중단 없는 개혁”, “민심 그대로”로 정했다고 윤 원내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한국당은 '우클릭'을 더욱 강화하고 있고, 정부·여당도 최근 규제 완화 등 개혁에서 일부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때에 '촛불'의 초심을 되새기고, 중단 없는 개혁을 이뤄내며, 민심 그대로의 국회를 만드는 과제가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김용신 정책위의장과 추혜선 의원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규제 완화 입법 사례를 열거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산업융합법과 정보통신진흥법 등 이른바 '규제혁신 5법'을 언급하며 "국민의 생명·건강·환경을 위협하고 정보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고, 정무위 소속인 추 의원은 인터넷은행특례법에 대해 "이런 법을 왜 만드는지 모르겠다. 인터넷은행 활성화가 아니라, 기존 인터넷은행도 어렵게 만드는 '인터넷은행 금지법'이 돼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 등은 정의당의 정기국회 과제로 △선거법 및 정치제도 개혁 △경제민주화 강화 및 민생복지 확대 △한반도 비핵평화 및 남북관계 발전 제도화 △성폭력 근절 및 성평등 제도 강화 △사법부 등 권력기관 등 5가지를 제시하고, 각 과제에 맞게 분야별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개혁 분야에서는 선거법 개정을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선거연령 인하, 경제 분야에서는 건물주 등 갑질 근절과 최고임금제, 초과이익공유제, 사회복지세 도입 등이 제시됐다. 노동권 강화를 위한 노동이사제 도입과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비준, 여성 분야에서는 형법 개정을 통한 비동의 간음죄 근거 마련 등이 과제로 꼽혔다.

윤 원내대표는 선거법 개정과 관련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 중 뭐가 먼저냐고 할 일은 아니지만, 정부가 제출한 개헌안이 이미 좌초됐다"며 "지금은 개헌과 선거제도 부분을 섞으면 안 되겠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선거구 개편을 개헌과 연동해 논의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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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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