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최후변론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대통령과 친윤(親윤석열)계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 분출했다. 윤 대통령이 최후변론에서 "양심적으로 크게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가 하면, '탄핵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지도부를 향해서도 "당이 극우화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넥타이 매고 헌재 재판정에 가시니까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 분은) 감옥에 계신 분"이라는 등 날선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내 탄핵 찬성파 조경태 의원은 24일 오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는 25일 예정된 윤 대통령의 최후변론에 대해 "비상계엄에 대해서 최소한 대통령이 양심적으로 크게 사과하는 것이 그나마 국민들을 화합하고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며 "상당한 국익을 훼손시키고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린 그 부분에 대해서 '죄송하다, 미안하다' 하는 그런 진솔한 사과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최근 당에서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 인용이 아닌 '탄핵 기각 시의 전망'이 주로 나오는 데 대해서도 "12.3 비상계엄 자체가 상당히 위헌적인 상황이었다"라며 "기각을 전제로 어떤 발언을 하는 것 자체는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도층에 있는 국민들의 생각과 좀 괴리감이 있는 행동들을 많이 국민의힘에서 보여줬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친한(親한동훈) 그룹으로 분류되는 조 의원은 탄핵 인용 시의 조기 대선 국면에 대해서는 "중도 쪽의 입장에서 봤을 때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 즉 계엄을 찬성하는 인물들이 (대선 후보가) 될 수 있겠느냐"라며 "(대선 후보는) 탄핵에 찬성한 인물 중에 나올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한동훈 전 대표의 대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탄핵심판 종반부까지 탄핵반대 당론을 고수하고 있는 지도부를 겨냥 "현재는 당이 극우화되고 있고, 또 한쪽으로 지나치게 치우치는 그런 분위기로 가기 때문에 최근 여론조사에서 계속 우리 당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선거에서) 보수는 좌클릭, 진보는 우클릭하는 것이 원래 원칙적인데 우리 당은 현재 오히려 극우화되는 과정"이라고 우려했다.
김근식 전 대선캠프 비전전략실장 또한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탄핵 인용 시 당의 노선과 관련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고 선거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것이 "합리적인 공당의 자세"라고 지적했다. 앞서 친윤계 지도부인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헌재의 탄핵 인용 시 수용 여부와 관련 "(탄핵심판의) 절차의 공정성이 확보 안 된 상태"라고 말해 사실상 탄핵결과 불복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이어 "대통령은 끝까지 탄핵이 잘못됐고 계엄이 정당하고 부정선거를 믿는 분인데 그분한테 가서 또 머리를 조아리고 이야기를 전달하고 이러면 그건 스텝이 꼬여도 보통 꼬이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의) '투톱' 얼굴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가 없다", "'비비대위'로 들어가야 한다"고 지도부를 직격했다. 구치소 접견 등 윤 대통령과 밀착하는 행보를 이어온 현 지도부로는 대선을 치를 수가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당 소속 의원들이 탄핵반대 집회에 직접 참여하고, 지도부 또한 공식적으로 윤 대통령 체포·구속 등 절차를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윤 대통령이) 옷 갈아입고 넥타이 매고 헌재 재판정에 가시니까 착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분은) 감옥에 계신 분"이라며 "그것도 현직 대통령 산하의 행정부와 사법부가 결정한 내용들이다. 이 현실을 우리가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실장은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윤석열 지키기'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을 들어 "그분들이 한 번이라도 그 정도의 열정과 그 정도의 정말 성찰로 대통령의 계엄이 잘못됐다고 말씀하신 걸 제가 본 기억이 없다"며 "'대통령의 계엄은 정말 잘못했다', '내가 온몸으로 막았어야 된다'라는 이야기를 왜 한 번도 안 하나. 그러면 우리 당이 어떻게 중도층한테 표를 달라고 하나"라고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민주주의 소양 의식은 있는 거 아닌가"라고도 했다.
역시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 전 실장은 탄핵인용 시의 조기 대선 국면에 대해서는 "탄핵 반대,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던 후보들은 (조기 대선에서) 뭐라고 할 건가. 대선 경선에 뛰어들어서, '탄핵 이게 잘못됐다'고 또 계속 주장할 건가. 그리고 표를 달라고 할 수는 없잖나"라며 "탄핵을 찬성하고 계엄을 반대했던 쪽 인사들이 그래도 주 무대에 올라서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당 원내대표·중앙위의장을 지낸 김성태 전 의원 또한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의 최근 상황을 두고 "탄핵 반대 집회가 이렇게 목소리가 큰 양상을 빚다 보니까 국민의힘 내의 정치 지도자들이 거기에 많이 부화뇌동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아무 대책 없이 그냥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 그 강성 지지층에게 비위를 맞추는 정치적 행위에 함몰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이고 있는 '우클릭' 행보에 대해 "(이 대표가) 파죽지세의 공세를 가하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저는 국민의힘이 긴장해야 될 부분이라고 본다"라고 평하며 "(국민의힘은) 탄핵 정국에서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아스팔트 위에서 그냥 자기 정치 특히 하는 사람들, 자기 정치에 함몰돼 가지고 그 사람들 위에 올라타고 그냥 합리적 보수의 가치와 근본도 다 져버린 그런 일부 몹쓸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니까 중도층이 또 떠나가는 것"이라며 "이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 바람대로 헌재 심판 결과가 (탄핵기각으로) 그렇게 결코 나온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후변론 과정에서) 더 이상 국민의힘이 자신의 포켓 정당이 아니라는 그 사실을 갖다가 좀 중요하게 이렇게 어필이 됐으면 한다"고 윤 대통령 측에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불행은 자기 혼자로 앞으로 끝내야 된다' 이렇게 좀 (말해야 한다)"며 "'모든 게 내 책임이다' 이렇게 저는 정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최후변론을 통해 국민의힘과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어내야 한다는 주장으로, 반대로 생각하면 국민의힘 역시 최후변론 이후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정말 진솔한 대국민 사과가 윤석열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 중에서 저는 앞서서 있어야 된다"며 최후변론 과정에서의 윤 대통령 사과를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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