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임 대표에 '친명' 김민석…李대통령 당 장악력은?

金, 과반 못한 채 '선호투표' 승리…최고위는 '팀 정청래' 전원 당선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결과 친명(親이재명)계 김민석 후보가 정청래 후보를 상대로 승리해 신임 당대표에 선출됐다. 다만 최고위원 선거에선 '팀 정청래'(최민희·한민수·이성윤)가 모두 당선되고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 김용 후보가 탈락하는 등 친청(親정청래)계가 크게 승리, 지도부 내 계파 구도가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민주당은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당대표-최고위원 경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당헌25조에 따른 대의원·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적용한 최종 산출 결과 당대표 선거 1차 경선에선 과반 승리자가 나오지 않았고, 이에 신규 당규개정 사항인 '선호투표' 수치를 적용해 최종 결과가 산출됐다.

선호투표 적용 결과 김 후보는 54.08%로 1위를, 정 후보는 45.92%로 2위를 기록했다. 당규상 선호투표 적용 시 3위 1차 경선 결과는 발표하지 않아 3위인 송영길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날 진행된 대의원 선거인단 투표에선 김 후보가 66.69%(9541표)로 1위를, 정 후보가 33.31%(4765표)로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앞서 정 후보의 우위가 점쳐졌던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선 정 후보가 50.70%로 1위를 기록했고 2위인 김 후보가 49.30%를 얻었다.

최종 산출 수치로는 김 후보가 8%포인트(p) 이상의 차이로 승리했지만, 1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선호투표를 적용한 결과인 데다 이날 발표된 국민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오히려 과반 승리를 하는 등, 김 후보로서는 당 장악력에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결과가 따라왔다.

특히 선호투표제는 당내 친청계 인사들과 친청 성향 당원들로부터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날선 비판을 받아온 제도다. 친청계 한민수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지도부가) 선호투표제를 위해 당규를 바꿨다"며 "전대 룰을 이렇게 수시로 바꾸는 전대가 있었나" 반발한 바 있다.

'룰 시비'가 걸린 선호투표제를 적용한 뒤에야 최종 승패가 가려진 만큼, 당대표 당선자와 비등한 규모의 지지를 확보한 정 후보와 친청계 측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정청래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구나 최고위원 선거에선 이른바 '팀 정청래' 후보인 최민희-한민수-이성윤 후보가 나란히 최고위에 진입하면서 정 후보 측이 웃는 결과가 나왔다. 초접전 경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수석최고위원 자리에도 친청 최민희 후보(18.35%)가 친명 박선원 후보(17.57%)를 제치고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고위원 선거에선 임미애·김영호 후보의 막판 사퇴로 당선권 진입이 예측됐던 김용 후보도 15.26%로 6위를 기록, 결국 지도부 진입에 실패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혀온 김용 후보의 탈락인 만큼 이 대통령의 당 장악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과다.

친청 이성윤 후보(16.35%)와 한민수 후보(15.86%)는 각각 4위와 5위로 최고위에 진입했다. 친명계에선 박선원 후보(17.57%)가 2위,서미화 후보가(16.60%)가 3위로 최고위에 진입했다. 강성 친청 인사인 최민희 후보가 수석최고위원 자리에 오르고 선출직 최고위원 비율도 친청3 대 친명2로 구성되면서 지도부 내 친청계 비중도 커졌다.

다만 '김민석 당대표' 당선으로 당 운영 기조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더 밀접할 예정이므로, 앞으로의 지도부 내 기류에 관심이 모인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 출신인 김 후보는 전대 시기에 맞춰 총리직에서 사퇴하면서 이른바 '명픽'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후보 본인도 전대 기간 동안 당정일치 기조를 내세우면서 정 후보의 당정갈등 논란을 집중 비판해 왔다.

그는 이날 당대표 수락연설에서도 "당정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협력의 창조적 수평관계가 될 것"이라는 등 적극적 '당정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정청래 지도부에서 이어졌던 강성 일변도 분위기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만큼, 앞으로 개혁과제에 대한 지도부 내 온도차가 잠재적 갈등 요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 후보는 총리 재임 시절 공소청·중수청법,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등 검찰개혁 이슈에 있어 신중론을 강조한 바 있다. 당으로 복귀하면서는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동의 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의제에 대한 '숙의' 필요성도 계속해서 강조했다.

중도·외연 확장 문제에 대해서는 지도부의 보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전대 국면에서 이 대통령의 외연확장 기조를 본인 당선 시의 당 운영 기조로 강조했고, 이른바 '뉴이재명'으로 불리는 합리적 중도·보수 진영과의 통합 전략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그는 최근엔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수정 의견을 전하며 정책적 '우클릭'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로도 "유능한 민생정치", "덧셈정치" 등을 강조하며 "유능한 민생중심 다수 정당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의 당 운영 기조를 시사했다.

친청계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며 당내 통합 문제는 더 복잡한 과제로 남았다. 전대 국면에선 친명계인 김민석-송영길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대립하면서 수위 높은 공방이 오갔고, 단순 말싸움을 넘어 △김 후보의 검찰개혁 5월 처리 정부안 주장 진실공방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며 실제 조사·징계 등의 필요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에 진입한 '팀 정청래' 후보들도 김 후보에 대한 징계조치, 사퇴 촉구 등을 지속한 만큼 갈등 소재에 따른 지도부 내 긴장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신천지 전대 개입 의혹을 두고선 김 후보가 전대 후 당적 정비 및 합수본 수사 등을 강조해 온 만큼, 향후 계파갈등을 둘러싼 핵심 소재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

김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가짜 당원의 경선 농단은 반드시 뿌리를 뽑겠다", "필요하다면 신천지-통일교 특검도 도입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다만 김 후보는 이날 전대 종료 직후 당대표 수락연설에선 "정청래, 송영길과 함께 뛰겠다.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실 것"이라는 등 통합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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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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