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 파견' 요구에 與 "파병 동의 못해" 반대론 분출

이기헌 "동맹국에 예의 없는 요구", 김병주 "너무 위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한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 비준을 위시한 신중론과 함께 "무리한 파병 요청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파병 반대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이기헌 의원은 16일 오후 SNS에 "대한민국 헌법 제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우리 군을 파병하는 것은 우리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행동에 참여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이란의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기업과 재외 동포, 영사 시설의 안전을 포기하는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동맹의 이름으로 자국의 이익만을 강요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이번 파병 요구는 동맹국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요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 국회는 국익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이러한 무리한 파병 요청에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국·중국·프랑스·일본·영국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야 한다"며 사실상 파병을 요청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공식 파병 요청은 아직 없었다고 밝히며, 공식 요청이 올 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지도부도 '국회 비준' 필요성을 강조하며 신중론을 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투병이나 전투부대를 파견할 때는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며 "(우선) 어떤 정도 규모로 어떤 식으로 파견을 요청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기본적으로는 국익과 국민들을 중심으로 해서 판단할 문제"라며 "지금 5개국이 요청을 받았는데 다 신중하게 이걸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아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 우리가 아주 보수적으로 신중히 해야 된다"며 "적극적으로 파병에 동의하는 건 저는 반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파병은) 중동의 복잡한 정치, 특히 이란과의 관계나 한미동맹, 우리 상선의 안전, 파병부대 군함의 안전, 이런 것들을 다 검토해야 되는 사항"이라며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의명분과 압박과 참여, 이 세 가지 목적으로 (파병 요청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먼저 미국의 의도를 잘 읽어야 한다. 미국도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식 파병 요청 시 '국회 비준' 필요성에 대해선 "비준을 받아야 된다고 보여진다"며 "전쟁 상황이고 또 다국적군에 편성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아마 법적인 검토를 해야 되겠지만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맞지 않나"라고 짚었다.

그는 특히 "또 이것은 국회 동의를 받는 절차가 우리 국익 차원에서도 저는 낫다"며 "(파병 여부 결정을) 신중히 하고 또 시간을 벌 수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규탄 및 파병 반대 긴급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호르무즈 파병 요구' 라고 적힌 팻말에 'NO' 스티커를 붙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