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송파 시위대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들로 뒤덮인 모습이 주말에도 유지됐다. 시위대의 주요 구호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였다. 집회 대오 외곽에서 다른 목소리를 꺼내는 이들도 소수 있었으나, 묵살되는 분위기였다.
13일 오후 2시경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핸드볼 경기장 앞에 모인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를 연호했다. 다수는 손에 태극기나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대오 앞에서도 대형으로 제작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이 있었다.
집회 대오 바로 앞에 있는 경기장 1-3번 출입구에서는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세워둔 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비를 서고 있었다.
구호를 이끄는 주최 측은 보이지 않았다. 다만 집회 대오 옆에는 테이블을 차리고 생수, 물티슈, 매트리스 등 물품을 나눠주는 이들이 보였다. "자원봉사"라고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있는 이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올림픽공원에 있는 시민은 1만 4000~1만 6000명이었다. 이는 직전 28일 평균 대비 20% 증가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송파 시위대의 수는 3000명가량으로 추정된다.
대오 외곽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시위대가 부정선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 청년은 "6.25 때 목숨 걸고 지킨 나라가 부정선거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고령 남성이 "지금 밝혀지지 않아서 그렇지 충분히 (부정선거 증거가) 나올 수 있다"고 하자 중년 남성이 "지금은 확신이다. 투표 참관인 다 들어갔어도 부정선거를 알 수가 없다"고 맞창구를 치는 모습도 보였다.
"5.18 명단을 왜 공개 안 하냐"는 고령 여성에게 "전부 시체팔이다"라고 호응하는 고령 남성도 있었다.
부정선거에 반대하는 이도 두 명 볼 수 있었다. 한 청년 남성이 부정선거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자 주변에 있던 시위대가 그를 둘러쌌다. 한 중년 남성은 "여기 왜 오셨냐"고 따졌다. 다른 고령 남성은 "설득할 필요도 없어. 가서 부정선거 재선거나 한 번 더 외치는 게 나아"라며 그 곁을 지나갔다.
한 중년 여성은 극단적 주장을 펴면 안 된다며 "생각이 다른 사람도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본 고령 남성은 "좌파를 보듬어야 한다는 건가. 그러니까 우파가 무르다는 것"이라며 "의도가 뭐냐"라고 소리를 높였다.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들도 보였는데, 이들을 위해서인 듯 "태극기 색칠 공부", "부채 만들기"라고 적은 종이를 돗자리 위에 놓고 관련 물품을 준비한 채 앉아있는 사람도 있었다.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려 핸드볼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선전물로 가득했다. 그 중에는 "윤 어게인", "윤석열 대통령이 옳았다" 등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를 표하거나, "중국인 투표 반대" 등 인종주의적 혐오 표현을 담은 선전물도 있었다.
한편 지난 3일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송파 시위에서는 초기 "재선거" 구호 통일이 이뤄졌었다. 그러나 사태 뒤 첫 주말을 지나 돌아온 첫 평일 즈음을 기점으로 시위대의 수가 줄며 부정선거 음모론에 동조하는 이들이 다수를 점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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