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재차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다.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하고 있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신 총재는 지난 11일 열린 한은 창립 제76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정책 변수 간 상충 관계에 직면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그런 상충이 크지 않다"며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총재는 또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은 통화정책 측면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기준금리 인상)을 가리키고 있다"며 "5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이후 입수된 데이터도 이런 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총재는 앞서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얘기했다. 지난달 28일 금통위에서 신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에서도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장애물이 적다"고 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수출 실적이 좋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맷집이 어느 정도 있다는 판단이 선 가운데,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역전 현상이 더 심각해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연 3.50~3.75%인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의 기준금리(2.50%) 격차가 1.25%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은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최소한의 발맞춤은 해야만 한다.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다면 안 그래도 약세인 원화가치 추가 하락으로 이어져 장기간 이어지는 고물가 상황을 더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올린 데다 일본도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고, 미국 역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명확하다.
현재 물가 상승률이 높아 기준금리를 빠른 시간안에 올려야 한다는 국내적 당위도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1%였다. 지난 2024년 3월 이후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3%를 웃돌았다.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 고물가 상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침체의 늪에 빠진 내수 경제에 고물가는 직격탄이다.
다만 이 경우 문제는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빚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 원에 달해 2분기 2천 조 돌파가 가시화하고 있다.
여기에 가계부채에 잡히지 않는 전세보증금을 더한다면 실질 가계부채는 3000조 원을 바라볼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부동산 시장 거품을 꺼뜨리지 못한 상태에서 조정이 올 때마다 정부의 특례대출 등이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 가격을 떠받친 결과, 각 가계가 적극적으로 부동산 매집에 나서면서 그에 따라 가계의 소비여력은 극단적으로 축소했다. 가계가 쓸 돈이 없는 점이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는 이유다.
이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영끌' 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결국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실제화한다면, 정부가 현실화할 가계부채 위험을 적극 조절하는 정책 카드를 꺼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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