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이는 합당?…조국혁신당 "민주당, 무례한 일방주의"

민주당 내부 반발도 지속…장철민 "합당 자체도 이미 어려워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안으로 민주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졸속 합당이 안되기가 어려운 상황", "합당 자체도 이미 어려워진 게 아닌가"라는 등 비판 의견이 계속 분출됐다. 조국혁신당에선 서왕진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태도를 겨냥 "무례한 일방주의"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27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대표의 지난 22일 '합당 기습 제안'과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절차들을 두고 "절차에 대해서는 너무 지금 100%, 200% 잘못하신 것", "다 양보한다 해도 최고위원들하고는 (사전에) 얘기했어야 한다"며 "절차 자체가 망가진 채로 이루어지다 보니까 합당 자체도 정말 졸속 합당이 안 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지방선거 공천 문제 △조국 대표 등의 당직 문제 △당명 변경 요구 등을 양당 합당 시 예상되는 구체적인 문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그런 부분들을 얘기 안 하고 그냥 합당한다? 사실 약간 이해가 안되는 상황들이 엄청나게 많이 발생할 것"이라며 "지금 상황 같으면 합당 자체도 이미 어려워진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특히 '합당 자체에 반대하나' 묻는 질문엔 '혁신당이 합당 시 지분 요구가 없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하면서도 "그런데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그런 합당이라고 하면야 정말로 완전히 그냥 흡수되는 것인데, 그러면 지금 혁신당에 있는 국회의원들만 안온하게 우리 큰 정당에 온다는 의미 말고는 아무것도 안 남는 합당이잖나"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용진 전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합당으로) 뭉쳐서 얻는 이득과 상대가 뭉쳐서 얻는 이득 중에 어떤 게 더 클지 잘 판단해 봐야 한다"며 "(합당이) 지방선거의 승리를 바라보고 다급하게 해야 될 일인가"라고 말해 비판적 의견을 전했다.

박 전 의원은 특히 "조국혁신당이 스스로 '쇄빙선' 역할을 자임했잖나"라며 "쇄빙선이 얼음을 깨고 나가줘야 뒤에 본진이 이렇게 제대로 항해를 하는데 쇄빙선이 본진 안으로 들어오면 이제 그거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 민주노동당이 왼쪽에 있을 때 열린우리당이 훨씬 더 운신의 폭이 넓었다"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이슈를 주도해 주던 그런 역할과 목소리는 어떻게 하지 이런 것들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박 전 의원은 그러면서 합당에 대한 전 당원 투표를 두고도 "당원투표를 (적용하려면) 그게 투표율이 (재적 인원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된다"며 "그러면 어마어마한 숫자가 투표에 참여해야 되는데...(어렵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1인 1표제 추진 관련 당원 여론조사 결과를 예로 들며 "33%가 투표율이 안 된 걸로 안다"고 꼬집기도 했다.

혁신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태도를 두고 반발 기류가 강하게 일었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의 앞선 합당 관련 발언을 두고 "1차적으로 통합과 관련된 논의에 있어서 '무례한 일방주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양당 합당 논의와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조국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 "민주당 당명이 유지돼야 된다"는 등 민주당 중심의 합당론을 펼친 바 있다. 서 원내대표는 "상대당에 대한 존중이나 이런 것들이 없이, 일방주의적인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상당히 심각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조 사무총장이 일축했던 당명 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어쨌든 통합 논의를 시작한다면 열어놓고 함께 논의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서 원내대표는 또 '혁신당이 민주당과의 합당을 더 원하고 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사실을 말씀드리면 제안은 어떻게 보면 갑작스러울 정도로 민주당이 했다는 점"이라며 "저희들이 그런 기대나 희망 이런 것들이 있었다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당의 DNA를 유지하겠다'는 조국 대표의 발언 취지도 재차 강조됐다. 서 원내대표는 "통합 논의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단기적 이익 중심의 셈법 이런 게 돼서는 안 된다"며 "모든 정당이 다 그 정당이 지향하는 비전과 가치 정책 이런 것들이 있지 않나"라고 했다. "(민주당에) 12명의 조국혁신당의 의원 숫자가 합해지는 것 자체가 무슨 큰 의미와 감동이 있겠나"라고도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혁신당 내 '합당 반대' 여론에 대해 "당연히 있다"며 "어제(26일) 당무위원회에서 상당히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찬반과 관련한 토론이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당의 정체성이나 당이 만들어진 계기, 그때 가졌던 희망 이런 것들에 굉장히 방점을 두고 있는 분들은 '어렵더라도 홀로 가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다.

한편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히며 당으로 복귀한 우상호 전 정무수석은 정 대표를 둘러싼 '합당 발표 절차 논란'을 두고 "논란이 많은데 통합에 대해서는 사실은 원칙적으론 조국 대표, 정청래 대표, 청와대, 공감대가 있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우 전 수석은 정 대표의 '기습 제안'을 두고 일어난 당내 갈등을 두고는 "통합의 시점 또 추진의 결심은 정청래 대표가 내린 것", "지도부하고는 미리 상의를 해가면서 추진했어야 되는 게 아니냐라고 하는 불만이 나온 것"이라 설명하면서도 "통합 자체는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 추진의) 구체적인 시점 또 이런 것들은 (청와대와 당이) 아주 깊숙하게 의논하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것은 정당의 몫이다. 청와대하고 그런 걸로 너무 세세하게 얘기하면 선거 개입 시비가 붙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발표가 '정 대표 권한 내의 일'이라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우 전 수석은 강득구·이언주·황명선 등 지도부 내 친명(親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 결정에 집단 반발한 데 대해서도 "그분들의 반발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이제는 그런 감정의 골을 이겨내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통합에 매진하고 그리고 제대로 공천 일정을 잘 밟아서 대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힘을 합칠 때"라고 진화에 나섰다.

우 전 수석은 혁신당의 지분 요구 등 합당 시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이 무슨 지분을 요구하고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적어도 이런 통합이 이뤄진다고 하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조국 대표에 대한 예우는 당연히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당무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제안한 합당에 관해 논의한다. ⓒ연합뉴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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