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21그램' 대표…"尹 비서관 연락에 관저 공사"

前경호처 시설과장 "22년 5월에 '골프장 짓는다'는 얘기 들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의혹' 핵심 관계자인 김태영 21그램 대표가 국정감사에 출석, 관저 공사를 맡게 된 배경에 대해 "(당시) TF팀 김오진 비서관에게 연락받았다"고 밝혔다. 관저 공사에 연루된 이재용 현대건설 사업관리팀장은 관저 내 '스크린골프장' 공사 의혹에 대해 골프장을 설치한 것이 '맞다'는 대답을 내놨다.

김 대표는 14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행정안전부 등 대상 국정감사에 출석해 "누구로부터 관저 공사를 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나", "김건희 씨 맞나" 묻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로부터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대답하다가 이같이 말했다.

김오진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으로 당시 대통령실·관저 이전 업무를 총괄했다. 김 대표는 '그 전까지 김 전 비서관을 알고 있었나' 묻는 질문엔 "몰랐다"고 했다. 윤 의원이 '김 전 비서관이 누구의 소개로 연락했는가', '어떻게 연락을 했는가' 재차 추궁하자, 김 대표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거듭 답변을 피했다.

현재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21그램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실내건축공사업체이면서도 당시 대통령 관저 증축공사를 수주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로 드러나 특혜 논란이 인 바 있다. 특히 21그램은 김 전 대표의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협찬 업체로, 민주당은 당시 대통령 영부인이었던 김 전 대표가 관저 수주업체 선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날 국감장에선 대통령 관저 내에 등록되지 않은 '유령 건물'인 스크린골프장이 지어졌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익명으로 출석한 전 대통령경호처 시설과장은 '2022년 5월 현장답사 당시 스크린골프장 등 공사내용이 확정된 상태였나' 묻는 민주당 이해식 의원 질의에 "골프장을 짓는다고만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다.

앞서 윤 의원이 밝힌 자료상으로 골프장 관련 공사 계약은 2022년 7월에 이뤄졌지만, 실제 공사는 6월에 이뤄져 논란이 일었다. 시설과장은 실제 공사 시기에 대해서 "(6월이) 맞다"고 확인했다. 그는 스크린골프장 비용과 관련, 전체 비용이 3억1000만 원 규모에 달했지만 실제 계약상으로는 1억4000만 원에 그쳤다는 의혹에 대해선 "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라서 얼마 들어갔는지 자세하게는 모르겠다"고만 했다.

윤 의원은 해당 골프장 공사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준 일종의 뇌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시설과장은 '공사 요구를 누가 했는가' 묻는 질의엔 "윗선에서 결정했기 때문에 제가 직접적으로…(모른다)", "경호처장과 차장이 있는 자리에서 얘기하는 내용을 들었다"면서도 '전달받은 요구자가 김용현인가' 묻는 취지 질문엔 "그렇다"고 했다.

관저 공사 당시 공사 관계자인 이재용 현대건설 사업관리팀장도 '당시 관저에 스크린 골프장을 설치한 게 맞나' 묻는 윤 의원 질의에 "맞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 답변을 근거로 윤영준 전 현대건설 대표가 과거 국회 증언 시 위증을 했다며 "(윤영준) 증인은 올초 스크린골프장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씀하신 적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2024년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관저 불법증축 의혹의 증인으로 출석한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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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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