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일과 4일 본회의를 열어 △추가경정예산안 △상법 개정안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등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쟁점 안건들을 단독으로라도 신속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30조 원 민생추경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얼어붙은 내수와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며 "민주당은 이번주 6월 국회 회기 안에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 회기는 오는 4일까지다.
추경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날까지 심사를 받은 후 오는 2일 예결소위 심의에 오른다. 민주당은 3일까지 여야합의를 완료해 당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할 시엔 4일에라도 추가로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코스피 5000 시대의 마중물이 될 상법 개정안도 함께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행 처리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경제계의 우려를 불식할 보완 대책도 논의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선(先)처리, 후(後)보완' 방침인 셈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심사를 거친다. 민주당은 추경안 처리 일정과는 관계 없이 상법 등 일부 법안을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법사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이 개진돼서 합의 처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3일에는 (본회의 처리는) 무조건 일단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상법 개정안과 관련 '상법·세제개혁 패키지 추진'이 필요하다 밝힌 데 대해서도 일단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송 원내대표가 '상법 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세제개혁을 패키지로 논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며 "시간 끌기용이 아닌가 의심한다"고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이날 회의에서 송 원내대표의 '세제개혁 패키지' 주장을 두고 "(국민의힘의 입장 변화는) 그간 국민의힘이 대다수 주식투자자들을 외면하고 지배주주만을 위한 (상법 개정) 반대로 일관해왔음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라며 "이런 저런 토를 달지 말고 당장 상법 개정에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진 의장은 이어 "민주당은 국회에서의 법안 심사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국민의힘과의 합의에 연연하진 않겠다"고 말해 역시 단독 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이날 중 송 원내대표와 회동해 상법 개정안 등 현안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내대표와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상법 개정안은 우리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 그런데 기업이 우려하는 걸 완화시키기 위한 대안도 필요하다, 그런 이야기들을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서 얘기를 하는게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문 대변인은 송 원내대표의 회동 제안에 대해 "오늘 만나실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문 대변인은 "김 원내대표의 기본 입장은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이제 법사위가 열리기 때문에 법사위 내에서 충분히 심의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당이 전날 경제6단체장 간담회 등에서 밝힌 '선 처리, 후 보완' 기조가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진 의장도 "소송 남발 등 경영계 우려는 지나친 기우"라며 "법 시행 이후에 그런 부작용이 만에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에 대해서는 3일 본회의에서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 인준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며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인준을 방해하면서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 허위사실 유포를 멈추지 않는다면 이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점도 분명히 해둔다"고 했다.
진 의장 또한 "일은 하도록 하고 나서 그 결과를 갖고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해야지 않나. 아예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선거불복"이라며 "민주당은 대선 불복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천명한다"고 했다. 문 대변인에 따르면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는 3일 본회의 개최 및 총리 인준안 상정을 양당 측에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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