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주호, '리박스쿨' 늘봄학교 개입 의혹으로 고발당해

교원·학부모들 "극우 세력과 교육 당국의 유착 진상조사하고 처벌하라"

교육 시민단체가 우익 단체 '리박스쿨'의 늘봄학교 관여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고발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4일 윤 전 대통령과 이 부총리를 직권남용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사세행은 "리박스쿨에서 배출된 강사들이 일선 늘봄학교에서 독재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등 암약하는데도 윤 전 대통령 등이 이를 묵인·방조하고 늘봄학교를 확대하는 데 국가 예산을 투입했다"며 "반민주적 극우 사상 세뇌 교육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라며 고발 사유를 밝혔다.

특히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는 이주호 장관이 교육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한 것으로 알려져 교육부와 리박스쿨 간 유착 의혹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손 대표를 지난 1일 자로 자문위에서 해촉하는 한편 리박스쿨 관련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전수조사한다고 밝혔으나,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는 형국이다.

앞서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대선을 앞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 우호적인 온라인 글을 쓰는 댓글 부대를 운영했으며,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 발급을 미끼로 댓글 부대 참여자를 모집했다고 보도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단체 회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극우세력의 학교 침투 발본색원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교육부-리박스쿨의 유착관계 조사, 늘봄학교 프로그램 실태조사 등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제2의 리박스쿨이 교육 현장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발본색원해야"

교원·학부모 단체들은 리박스쿨과 교육 당국과의 유착 관계를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전국학부모회, 혁신교육학부모네트워크 등 6개 단체는 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는 리박스쿨을 비롯한 극우 세력과 교육 당국의 유착 관계를 철저히 진상조사하고 관계자 처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국민들이 피땀 흘려 만들어온 민주주의는 학교교육과정의 민주시민교육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극우세력들은 이제 교육과정 외 영역까지 조직적으로 침투하며 민주적이고 정당한 교육 활동을 위축시키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교육부는 이 모든 과정을 방관하고 침묵하고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극우 세력과 교육 당국의 유착 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학부모들은 분노의 목소리와 함께 소리만 요란했던 늘봄학교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적 공간인 학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교육 본질을 훼손한 이번 사태는 반드시 발본색원해 제2의 리박스쿨이 교육 현장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전국의 유초중등교사 115명을 대상으로 이틀간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교사 10명 중 약 9명이 극우단체의 학교 개입으로 교육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15명 중 89%는 극우단체가 수업과 교육과정에 개입하면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45.5%인 51명은 '극우단체 요구로 교육청·의회에 신고를 당해 수업활동이 제한됐다', 37.5%인 42명은 '수업 중 학생이 역사왜곡을 하거나 혐오 발언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44.1%에 해당하는 49명은 '특정 도서 구입을 방해 당하거나 폐기 압박을 받은 경험이 있다', 22.1%인 25명은 '외부강사가 역사왜곡·반통일·혐오 발언을 했다'고 답했다.

재발 방지 과제로는 80.4%가 리박스쿨 대표와 교육부 유착관계 조사 및 장관 책임성 규명, 72.3%가 초등 늘봄 프로그램 전수 조사 및 구조 재정비, 25%가 온라인 극우 커뮤니티 운영 실태 점검 및 대책 마련, 17%가 외부강사 채용 가이드라인 점검 및 대책 마련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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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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