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텔 경제학' 비난 정면반박 "승수효과도 모르는 바보들"

李, 국민의힘 '배우자 토론회' 주장엔 "아들 토론회, 측근 토론회도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1차 TV토론 이후 보수진영 대선후보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 소재로 삼고 있는 '승수효과'의 예시에 대해 "동네에 돈이 돌게 해야 될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 "선동하는 건가"라고 정면 역공을 폈다.

이 후보는 20일 오후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 유세에서 "돈이 없어서 경제가 죽는 게 아니고 돈은 많은데 돌지를 않고 딱 멈춰 있어서 경기침체가 오는 것"이라며 "옛날에 할머니가 해주신 말인데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정부 정책이란 돈이 돌게 하는 것이다. 돈이 돌게 하면 경제가 똑같은 조건에서도 더 나아진다"며 "이 얘기를 예를 들어서 했더니 이해를 못한 건지 곡해를 하는 건지 이상하게 해석해서 '꼭 만 원 받는 사람이 만 원 쓴다는 보장이 어딨나' 이런 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6일 이 후보가 전북 군산 유세 과정에서 '내수경제에 돈이 돌게 해야 한다'는 취지로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의 예약금을 내면 호텔 주인은 이 돈으로 가구점 외상값을 갚고, 가구점 주인은 치킨을 사 먹는다. 치킨집 주인은 문방구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문방구 주인은 호텔에 빚을 갚는다"는 설명을 내놓자, 보수진영에선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조차 무시한 허황된 주장"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동네 가게에 돈이 돌면 치킨 가게 주인이 그걸로 매출이 늘고, 그 치킨 값 받은 주인이 막걸리도 한 잔 먹을 것 아닌가"라고 재차 주장하며 "그럼 동네 경제가 조금 나아질 것 아닌가. 이런 걸 승수효과라 한다. 근데 이걸 모르는 바보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돈이 손실 없이 순환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란 취지의 비판에 대해서도 "누가 그렇다고 했나. 예를 들어서 최대로 극단적으로 한다면 이렇게 돈이 도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승수효과, 경제 순환효과를 얘기했더니 '왜 10만 원이 (순환해도 그대로) 10만 원이냐'고 한다"고 했다. 그는 "진짜 못 알아듣는 건가, 못 알아듣는 척하는 건가, 다른 사람이 못 알아들으라고 선동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또 이날 유세 중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콘텐츠 대표에 대난 비난조의 이야기가 나오자 "김건희 씨 얘기는 왜 또 하시나, 그런 얘기를 하니까 (국민의힘에서) '배우자 토론'을 하자는 그런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지 부인이 하는 게 아니다"라며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 아들이 영향을 주면 '아들 토론'도 해야 하나. 친구가 영향을 주면 '측근 토론'도 해야 하나"라고 조소했다. 앞서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오전 제기한 '배우자 토론' 주장을 재차 일축한 것이다.

이 후보는 경기북부 지역 관련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중 하나로 꼽히는 대장동 의혹사건 재판을 선제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산하기관을 북부·동부지역으로 이전했다'는 취지로 연설하던 중 "옮기는 중이다. '옮겼다'고 그러면 또 허위사실공표로 기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옛날에 '대장동 5503억 벌었다'라고 말했더니 '버는 중인데 (돈이) 아직 다 안 들어왔으니까 허위사실공표'라고 기소를 해서 제가 재판을 2년이나 받았다"고 주장하며 "또 꼬투리 잡아서 그럴지도 몰라 조심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이 후보는 유세 도중 논쟁적 정책인 '투표수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의정부에서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투표율 제고 방안에 대해 논하던 중 "호주 등에선 투표하는 사람한테 인센티브를 준다. 어느 나라는 벌금 매긴다고 하는데 벌금은 너무 심하고 인센티브 수당을 주는 것"이라며 "제가 성남시에 있을 때 투표수당을 도입하려 했는데 선관위에서 안 된다고 해서 안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경기 파주시 금릉역 중앙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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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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