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남 경선에서도 90.81% 득표로 '압승'

민주 후보들의 '영남 호소'…이재명 "영남의 아들"-김동연 "노무현 계승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권역별 순회 경선의 두 번째 영남권역 투표에서 이재명 전 대표가 90.81%를 득표하며 다시 한번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경선에서 유효투표 7만3255표 중 6만6526표를 가져가 득표율 90.81%로 1위에 올랐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득표율 5.93%(4341표)로 2위를 기록했다. 김동연 후보는 득표율 3.26%(2388표)로 3위에 그쳤다.

이 전 대표는 앞서 전날 충청권(대전·충남·세종·충북) 경선에서도 유효투표 6만4730표 중 5만7057표(88.15%)를 얻어 압도적 1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가 89.56%로 1위, 2위는 김동연 후보로 5.27%, 3위는 김경수 후보로 5.17%를 기록 중이다.

이날 발표된 영남권 순회경선은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을 합산한 전체 선거인단 10만3352명 중 유효투표자 7만3255명으로 진행, 투표율은 70.88%를 기록했다. 권리당원의 경우 선거인단 10만 299명 중 유효 투표자 7만 1065명으로 투표율은 70.85%, 전국대의원의 경우 선거인단 3053명 중 유효 투표자 2190명으로 투표율은 71.73%였다. 권리당원 투표는 온라인과 ARS 방식으로 진행됐고, 전국대의원 온라인 투표는 합동연설회 당일인 오늘 진행됐다.

민주당은 내주 주말인 26~27일 동안 호남권과 수도권 순회 경선을 차례로 진행한다.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의 경우 내주 월요일인 21일부터 오는 27일 사이 이틀에 걸쳐 투표한다.

한편 이날 경선 합동연설회를 위해 울산을 찾은 이재명·김동연·김경수 후보 3인은 "영남의 아들", "노무현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등 일제히 영남권 당심 호소에 나섰다. 지방소멸 방지를 위한 영남권 메가시티론, 정부기관 및 금융기관 부산 이전, 북극항로 및 지역 광역교통망 추진 등 영남권 지역 공약 총력전도 펼쳤다.

민주당은 20일 오후 울산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영남권(대구·울산·부산·경북·경남) 합동연설회를 진행했다. 각 후보는 본인의 영남권 내 '지역 인연'이나 영남 출신 민주당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최대한 강조하는 한편, 지역소멸 방지 등을 위한 지역현안 공약을 어필하고 나섰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최초 제안했던 '부울경 메가시티'의 경우 모든 후보들의 공통공약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경북 안동이 낳고 길러 주신 영남의 아들"이라 소개하며 "지난해 총선 당시 압도적 과반 승리가 발표되는 순간에도 저는 환호할 수 없었다. 패배를 각오한 출전이었을지라도 외로움과 아쉬움을 삼켰을 영남의 동지들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등 지역민들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동토에서 독립운동하듯 민주당을 지켜온 여러분이 바로 민주당의 든든한 뿌리"라며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 덕에 윤석열 정권의 내란을 신속히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 지사도 이날 연설에서 "(저의 아버지는) 제4대 총선 때 당세가 척박했던 충북 음성·진천의 선거에서 전력을 다해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켰다"며 "민주당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향을 등져야 했다. 여기 계신 영남 동지들의 마음을, 그 분노를 저 김동연은 알고 있다"고 말해 지역민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다.

김 지사는 특히 영남 출신 민주당 대통령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본인 연설의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20년 전, 노무현 대통령님과 머리를 맞대고 나라의 미래를 그렸다. 대한민국 최초 장기 국가발전전략 '비전2030'이다"라며 "그러나 '좌파정책이다', '세금폭탄이다' (라는) 말 폭탄에 좌절하고 말았다. 임기 단축까지 결단한 개헌도 좌절하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영광과 유산은 민주당과 여기 계신 후보님들께 돌리고, 저 김동연은 노무현 대통령 부채의 계승자가 되겠다"며 "노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 복지국가의 꿈, 국가균형발전의 꿈, 이룰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2021년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저도 경남에서 두 번 낙선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일이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계란이 되어야 했다", "그것이 노무현의 마음이고, 저 김경수의 마음이고, 여기 계신 영남권 당원동지 여러분의 마음 아니겠나"는 등 지역과 지역 출신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우리가 지기만 했던 건 아니다", "끝내 한번 이겼을 때는 대한민국을 바꾸는 승리를 만들어 냈다"며 "그 승리의 이름은 김대중이었고 노무현이었고 문재인이었다"라고 했다. "저는 영남 민주당으로 지역주의의 벽을 넘어왔다"며 "노무현의 꿈이었던 국가균형발전을 김경수의 꿈인 메가시티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완성하겠다"고도 했다.

지역특화 공약들도 줄을 이었다. 이 전 대표는 "국익과 민생 중심의 실용주의만이 유일한 나침반"이라고 본인의 '실용주의' 노선을 거듭 강조하며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 실행 △북극항로 추진 △해수부 부산 이전 △2차산업 벨트 및 미래형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제시했다.

김 지사도 "영남에서 청년들이 빠져나가고 있다", "영남의 도약을 책임지겠다"며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을 포함한 모든 금융공기업의 부산 이전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및 '부울경 메가시티 플러스' 구축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 지사는 또 △대통령 본인 임기단축을 포함한 개헌 추진 △대통령실·기재부·검찰 등 3대 권력기관 해체수준 개편 등 권력구조 개편을 공약으로 내놓기도 했다.

김 전 지사의 경우 본인의 간판 정책인 부울경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지역소멸 방지를 최우선 공약으로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영남의 어느 도시나 지역을 가더라도 수도권처럼 대중교통만으로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영남권 광역교통망 구축 △부산-창원-울산 순환철도망 구축 △창원-동대국-경북 대순환철도 구축 등을 제시했다.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해서도 "부울경과 대구경북, 호남권과 충청권, 수도권, 전국을 이렇게 5개 권역으로 나누어 5개의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한다"며 '5대 권역별 메가시티'를 확대 주장했다. 이외에도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및 가덕신공항 임기 내 완공 등 지역 숙원과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20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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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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