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심우정 사퇴"…'尹 구속취소' 사흘째 가라앉지 않은 분노

尹 지지자 일부는 삭발식…'전광훈 집회'에서는 다시 "국민저항권" 외침

윤석열 대통령이 석방되고 돌아온 첫 평일, 탄핵 찬성 집회에 수만 명(주최 측 추산 12만 명)의 시민이 모여 윤 대통령 파면과 심우정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0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집회'를 열었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이에 대한 시민들의 당혹감과 분노는 여전한 듯했다.

시민들은 공개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 석방에 대한 분노와 탄핵에 대한 바람을 표출했다. 신지우 씨는 "내란공범이 구속된 지금 수괴가 석방됐다"며 "또한 검찰은 즉시항고를 포기해 상급심 판단 기회까지 본인들 스스로 없앴다"고 비판했다. 이어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심우정 검찰총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잘못하면 벌을 받고 반성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어린 시절부터 배워온 상식 아닌가. 내란모의라는 잘못을 한 윤석열은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고 부인하며 자기합리화를 하고 있다"며 "국민으로서 요구한다. 윤석열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대 아래에서도 시민들은 분노를 나타냈다. 이길수(66) 씨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이 감옥에서 나오는 거 보고 열 받아서 나왔다"며 "새벽 4시에 출근한 다음에 지금 안양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곽다희(33)씨도 윤 대통령 석방 소식을 듣고 "마음이 철렁하고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심란했다"며 "올해는 집회에 올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머릿수를 채워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비상행동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정의당 등 야6당도 이날 집회에 대거 참석했다. 야6당은 공동입장문에서 "법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고, 이에 내란 옹호세력은 윤석열을 다시 복귀시켔다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낸 이래 내란을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자신의 권력과 안위를 지키기 위해 국민에게 촐칼을 겨눈 대통령을 즉히 파면해야 한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다시 구속해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상행동은 이날부터 오후 7시반에 동십자각 앞에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기일까지 매일 집회를 연다.

▲ 10일 서울 종로구 동십자각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각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헌재 앞에서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종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재판관들을 향한 비난을 이어갔다. 이들은 "헌재가 김일성 장학생들에 의해 장악됐다", "헌법재판관들은 사퇴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부부젤라 등으로 소음을 일으켰다. 지지자들 가운데 여성·청년 3명이 삭발식을 진행했고, 한 여성의 머리카락은 탄핵 반대 탄원서 봉투에 동봉돼 헌재에 제출됐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주최한 집회(경찰 비공식 추산 700여 명 참여)에서는 또다시 '국민저항권'을 운운하며 법원을 위협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 연사가 "(헌법재판관들이) 끝난 판(탄핵)을 억지로 끌고 가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고 하자, 자리에 모인 지지자들이 "국민저항권"이라고 외쳤다. 해당 연사는 헌재의 파면 결정 시 통제불능 수준의 물리적 공격이 벌어질 것을 예고하며 "광화문을 중심으로 서울시내를 우리가 완전히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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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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