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야당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 "대통령 당선증은 범죄·비리 종합세트 이 대표의 면죄부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진행 중인 모든 재판을 당당하게 받겠다고 스스로 선언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재명 대표와 그 방탄세력이 최근들어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중단된다'는 궤변을 밀어붙이고 있다. 김칫국도 유분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법부 판결을 앞두고 스스로 반성하고 성찰하기는커녕, 국민들께서 면죄부를 줄 거라고 기대하는 발상부터가 오만한 작태"라며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정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선거이지 면죄부 발부를 다수결로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국회의원·지자체장 중에는 선거 전부터 진행된 재판의 결과에 따라 직을 상실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입시비리·감찰무마·사모펀드비리로 유죄판결을 받은 조국 전 의원이 대표적 케이스"라며 "국회의원 당선증이 조국 일가 범죄의 면죄부가 아니었듯 대통령 당선증은 범죄·비리 종합세트 이재명의 면죄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가 정말 국민 앞에 떳떳한 정치 지도자라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진행중인 모든 재판을 당당하게 받겠다'고 스스로 선언해야 한다"며 "여야합의로 대법원에 6월 26일 이내에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 최종심 판결을 촉구하는 국회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법부를 겨냥해서도 "이재명 방탄세력의 궤변에 흔들리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 공정한 판결을 내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법원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반드시 금년 6월 26일 안에 최종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2심에서 날린 40여일을 만회하기 위해 5월 중에 최종심 선고를 내리는 방안도 검토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가 제시한 6월 26일은 공직선거법 상 재판일정을 규정하는 '6·3·3 원칙'에 따른 최종심 날짜다.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선, 지난 1심 재판에서는 2년 2개월이 소요됐고 현재 진행 중인 2심 재판 선고일도 1심 이후 4개월여가 지난 3월 26일로 예정된 상황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도 "유독 이재명 앞에서만 무기력했던 공직선거법 6·3·3 원칙"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최종 결렬된 여야정 국정협의체 회의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와 민주당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는 "여야정 국정협의회가 민주당 노쇼로 취소됐다"며 "우원식 국회의장까지 '추경만큼은 다른 사안과 결부하지 말고 추진하자'고 말렸지만 민주당은 끝내 민생을 걷어 찼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시 이 대표를 겨냥해 "이 대표는 국회 연설에서 추경을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추경 논의가 시작되려고 하자 국정협의회를 버리고 탄핵찬성 집회로 달려갔다"며 "민생과 중도보수를 운운하던 이 대표의 행보가 얼마나 기만적인지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회의 직후 질의응답에선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로 여야의 대치가 길어지고 있다. 결국 양당 모두 민생을 뒷전으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마 재판관 등) 이런 정쟁 문제로 정무적 문제로 (국정협의회를) 걷어찼기 때문"이라며 "민주당만 돌아오면 된다"고 야당 측 책임을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이 대표가 민주당 유튜브 방송을 통해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긴다면, 그중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발언한 것을 "AI 추경을 운운하면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탄생하면 그 지분 30%를 국민에게 내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며 "입만 열면 거짓말과 모순투성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이 계속 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각종 여론조사는 아니고 아마 (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를 가지고 말하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는 존중하고, 그 추세를 한번 살펴보겠다"며 "이것이 일정한 경향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튀는 여론조사 결과인지를 좀 봐야 저희가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에선 전날 지도부의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과 관련, 지도부가 "당 대표가 사사건건 대립각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박 전 대통령 발언을 언론에 전달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권 내 탄핵 찬성파 대권 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지도부 차원의 견제라는 해석이 친(親)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것.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선 "대변인이 박 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을 그대로 메모해서 그대로 기자들에게 브리핑한 것"이라며 "다른 의도는 없었던 걸로 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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