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정치 행보를 재개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공격했다.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보수층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 전 대표는 TV조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나는 오랜 세월 어려울 때 서로 의지하는 사이였고 좋은 기억이 많다"며 "윤석열 정부가 잘 되기를 정말 바랐는데, 지금 이렇게 된 상황에 미안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윤 대통령과 함께 겪은 세월이 길다"며 인간적 아쉬움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치 입문 후 자신의 선택은 불가피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문제, 의료 사태, R&D 예산 (삭감 문제), 이종섭 전 대사와 황상무 전 수석, 명태균 문제 등의 제기는 윤 정부가 잘 되기 위해 필요했던 지적들"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아쉬운 점은 나 말고도 더 많은 사람이 직언과 충언을 하며 문제를 바로잡으려 노력했어야 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다.
12.3 비상계엄으로부터 탄핵에 이르기까지 상황을 회고하며 한 전 대표는 특히 비상계엄 사흘 후인 지난해 12월 6일 윤 대통령과 독대 상황을 되새기며 "우리가 왜 이렇게 됐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100년 사는 인생 5년, 10년 나라를 위해 빡세게 봉사하는 거니 집중해서 하자'고 (윤 대통령에게) 말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대표는 "당시는 (비상계엄 핵심이었던) 여인형 사령관, 곽종근 사령관 등이 군에 여전히 남아있어서 외신으로부터 2차 계엄 우려가 있었다"며 "그들의 경질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요청했으나 당시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화가 끝난 1시간여 뒤 교체가 이뤄졌고 그때 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을 막고 탄핵에 이르는 과정에서 '내가 정말 미움 받겠구나' 생각도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과 보수가 망할 거라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대권 잠재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비판에도 집중했다. 헌법재판소를 공격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 지지층과 같은 목소리다.
그는 "그럼에도 내가 어느 정도 국민께 지지를 받았던 건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폭거에 몸 사리지 않고 흙탕물 속에서 뒹굴며 싸웠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또 "헌법재판소는 태생 자체가 어느 정도 정치적 재판을 하는 곳"이라며 "(헌재재판관) 구성부터가 정치적 나눠먹기가 전제됐다"고 말했다.
이어 "절차면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며 "실력에 비해 야심만 많았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초래한 혼란도 지적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는 윤 대통령 지지층을 향해 "광장에 나온 분들께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또 "이재명 대표라는 위험한 사람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애국심은 나와 공통된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를 막아야 한다는 그런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며 "확신있게 말할 수 있는 건, 그렇게만 된다면 이 대표는 절대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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