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이어 권영세도 '탄핵 흔들기'…"국민이 헌재 못 믿어"

與, 재판관 3인에 "탄핵심판 빠져야"…탄핵심판 '불가능'해지는데?

국민의힘이 권성동 원내대표에 이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헌법재판소를 국민들께서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연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정당성 자체를 부정하는 취지의 강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권 비대위원장은 특히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법재판관 3인을 콕 찍어 "(탄핵심판을) 회피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 8인인 헌법재판관 중 해당 3인이 빠질 경우 재판관 수가 탄핵심판 정족수인 6인에 미달해 탄핵심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권 비대위원장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난 과거 행적들과 특정 정치 세력과의 특수관계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법치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헌재를 국민들께서 믿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헌법재판관 8명 가운데 3명이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헌법재판소가 아니라 우리법재판소라는 비판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권 위원장은 특히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을 겨냥 "문 헌재소장 대행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사적 친분과 함께 불분명한 국가관과 편향적 언행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선 재판관은 동생이 대통령 퇴진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공정한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 "정 재판관은 남편이 탄핵소추대리인단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고 '친분설'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도면 스스로 (탄핵심판을) 회피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헌재는 기피신청마저 기각한 바 있다"며 "더 나아가 헌재는 극단적 편향성으로 국회 합의가 불발된 마은혁 판사의 헌법재판관 임명마저 강행하려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편향된 재판관 구성에 우리법연구회 출신을 한명 더 얹겠다는 생각"이라고 헌재를 맹비난했다.

앞서 권성동 원내대표 또한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헌재에 대해 "민주당과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의 정치·사법 카르텔"이라며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권 원내대표 역시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 3인에 대해 "그러한 재판관들이 탄핵심판을 했을 경우 과연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 깨끗하게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해 야권에선 "탄핵에 불복하겠다는 생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권 원내대표가 '문형배·이재명 친분설'의 핵심 관계자로 지목한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전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해당 의혹에 대해 "문 재판관 같은 경우는 판사로 임관된 이후에는 거의 정치권하고 관련이 (없었다)", "지금 여당의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 반박하며 "(여당의 의혹제기는) 탄핵 불복을 위한 과정"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측 주장대로 3인의 헌법재판관이 모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회피할 경우, 헌재의 탄핵심판 재판관 구성은 5인에 그치게 돼 탄핵심판 정족수인 6명에 못 미치게 된다. 즉 여당이 탄핵심판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을 요구하고 나선 셈이어서 탄핵심판에 대한 재판지연 전략이라는 논란도 예상된다.

헌재는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의 임명을 보류한 데 대한 위헌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지만, 국민의힘은 해당 심사 및 마 후보자의 임명 자체에도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동욱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이 같은 지적이 나오자 "사실 그 부분은 자신 있게 말씀은 못 드리겠다"며 "그러나 (재판관들이) 심판에서 회피하더라도 나중에 (탄핵에 대한) 결론을 내릴 때 (참여) 할 수 있는 것인지 이 부분을 확인해서 말씀드리겠다"는 답변을 내놔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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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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