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이상 특별연장근로, 삼성전자 43만 시간 vs 하이닉스 0시간

민주 이용우 "반도체 기업 위기, 근로시간과 무관"

삼성전자가 지난 2년 간 반도체 연구개발을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43만 시간이 넘는 특별연장근로를 신청해 승인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업임에도 특별연장근로를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두 기업의 경영상황에 비춰보면, 반도체 기업의 위기는 노동시간과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는 2024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 말까지 15회에 걸쳐 1658명의 연구개발 인원을 대상으로 총 23만 8752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했다. 2023년에는 7회에 걸쳐 1358명의 연구개발 인원을 대상으로 총 19만 5552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했다.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사용자가 노동부 장관의 인가와 노동자의 동의를 얻어 주52시간을 초과해 노동시간을 연장할 수 있게 한 제도다.

같은 기간 삼성을 제외한 반도체 기업 중 특별연장근로 승인을 받은 곳은 비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하는 LX세미콘(1건)이 유일했다. SK하이닉스는 한 번도 특별연장근로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현황을 비교해 보더라도 반도체 기업의 위기는 근로시간과는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약 23조 467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약 12조 2200억 원이었으며, 4분기 영업이익은 2조 원 후반대로 추정된다.

이 의원은 아울러 "특별연장근로에 따른 삼성 연구개발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고려하면 주52시간 예외가 아니라 노동자의 건강권과 휴식권, 인간의 존엄성을 위해 오히려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근로기준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로시간 예외 적용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주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주52시간제) 적용 예외 입법 논의가 한창이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애초 주52시간제 적용 예외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특별법에 대해 "실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3일에는 관련 정책토론회도 열 계획이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23일 성명에서 민주당을 겨냥 "장시간노동을 철폐하고 주4일제를 추진하겠다는 정당이 장시간노동을 유발하는 반도체 특별법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일주일 노동시간이 53시간을 넘어서면 뇌심혈관질병 사망 시 산재 승인율이 80%에 육박한다"며 주52시간제는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한 "절대적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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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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