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에 양심 버린 '2030 세대' 해외여행 보험사기 기승

대학생 등 사회초년생 다수 적발...귀중품 도난·분실신고로 보험금 타내

해외여행 중 귀중품을 잃어버렸다고 허위신고해 보험금을 타낸 여행객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보험사기 혐의로 A모(23) 씨, B모(62.여) 씨 등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 2016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해외여행 중 휴대전화, 명품신발 등 휴대품을 잃어버렸다고 현지 경찰서에 허위신고를 한 뒤 사실확인원(Police Report)을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 총 5107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여행자 보험이 현지 경찰서의 도난·분실신고 사실확인원만 있거나 의료비의 경우 현지 병원의 진단서·영수증만 있으면 보험금을 쉽게 수령할 수 있는 등 발생지가 해외에 있어 보험조사원이 진위여부 확인이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이들 대부분은 전문 사기범이 아닌 대학생 등 사회초년생은 물론 회사원, 공항공사 등 정상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으며 해외여행 경비를 마련하거나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대학생 A 씨는 유럽여행 중 숙소에서 캐리어를 도난당하자 명품신발, 벨트까지 함께 도난당한 것처럼 허위신고해 보험금 100만원을 지급받았다.

또한 B 씨는 같은 동네 주민과 함께 해외여행 중 현금을 분실했으나 현금은 여행자 보험 보상품목에서 제외된다는 것을 확인한 후 일행 3명이 각각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분실했다고 허위신고해 보험금 200만원을 타냈다.

경찰 관계자는 "20~30대 사회초년생의 경우 주위의 경험담이나 함께 여행 간 지인 등의 유혹에 끌릴 수 있으나 해외여행 경비를 보태려고 보험금을 타내려다 보험사기죄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며 "2016년부터 보험사기특별방지법이 시행돼 처벌이 강화됐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해외여행객 증가추세에 따라 여행자 보험 가입자도 증가하고 있어 금감원, 보험사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보험사기 첩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단속할 예정이다.

홍민지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