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3파전…TK vs 수도권 vs 충청?

송석준 "통합", 추경호 "민생·정책", 이종배 "과감" 강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찐윤' 이철규 의원의 불출마에 따라 범친윤계 내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특히 4.10 총선 패배를 전후해 '수도권 위기론', 'TK(대구·경북) 2선후퇴론'이 제기된 가운데, 원내대표 주자 3인방의 출신 지역구가 각각 수도권·TK·충청으로 갈린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오는 9일 치러지는 여당 원내대표 경선은 이종배(4선, 충북 충주), 송석준(3선, 경기 이천), 추경호(3선, 대구 달성) 3인간 경선으로 치러진다. 이들은 모두 계파 색은 엷지만 친윤계에 속하며, 셋 모두 행정고시를 치른 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 2차관을 지냈고, 송 의원은 국토부 서울국토관리청장·건설정책국장을 역임했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출신이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국무조정실장, 기재부 1차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두루 지냈다,

송 의원은 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혼란기, 어려운 시기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이 중심을 잃지 않는 통합의 리더십"이라며 "(총선 패배에 대해) 총체적으로 우리 구성원 모두가 반성을 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될지, 당정대 간 또 대국민 소통을 제대로 했는지, 국민들에게 겸손한 자세를 취했는지 근본적인 성찰을 통해 당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당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앞장서는 역할을 이번에 새 원내지도부가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4.10 총선 패배 후 당 안팎으로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수도권 3선에 성공했다는 점이 송 의원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송 의원은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법사위·운영위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21대를 반추해 보시면 답은 어느 정도 보이지 않나. 그때 21대 초부터 그렇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얼마나 국민들 질타를 받았나. 결국은 수정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 야권 단독처리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일 때는 밖에 두고 지켜보자"며 "무리한 정쟁을 위한 특검법에 대해서 당연히 거부권 행사해야(한다)"고 했다.

반면 추 의원은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윤심(尹心)'에 가장 가까운 후보가 아니냐는 평을 받고 있고, 국민의힘 당선자 108명 중 과반이 영남 지역에서 배출돼 TK라는 지역 배경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간판 격인 대표 자리를 수도권 출신 정치인이 맡아야 한다는 이른바 '수도권 대표룐'이 역설적으로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비(非)수도권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평이 많다. 대표를 수도권에서 맡으면 원내대표는 전통적 지지기반인 영남 등에서 맡는 게 맞다는 일종의 역할분담론 때문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채널A 방송 인터뷰에서 "영남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하면 저희 당에서는 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추경호 의원은 경제통"이라고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제가 너무 추 의원 편을 들어도 안 되고 추 의원을 너무 뭐라 해도 안 되는 때다. 세 분 다 비전을 가지고 경쟁하는 걸 지켜보시면 좋겠다"라면서도 "추경호 대표는 '원내대표 자리는 영남'이라는 그런 것으로 가두기에는 그 분 역량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고 했다.

추 의원은 지난 5일 출마선언을 하며 "지난 22 대 총선 이후 현재 우리 당은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의원들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한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종배 의원은 지난 4일 출마 입장을 밝히며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야당과 과감하게 협상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이번 4.10 총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보았지만, 민생을 챙기고 대한민국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집권여당의 책무를 포기할 순 없다"며 "거대 야당의 폭주 속에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는 연습이나 시행착오가 없어야 합니다.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야협상 경험과 전략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저는 21대 국회에서 당 초대 정책위의장을 맡아 4.7 재보궐선거와 20대 대통령선거, 그리고 제8회 지방선거 승리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또한 전반기 예결위원장을 하며 문재인 정부의 선심성 예산을 삭감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추가 확보한 경험이 있다"고 강점을 어필했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경선이 3자 구도로 확정됐다. 4선이 되는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과 3선이 되는 송석준(경기 이천)·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지난 5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기호 추첨 결과 이 의원이 1번, 추 의원이 2번, 송 의원이 3번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당선인 총회에서 출마자들의 정견 발표를 듣고 이튿날인 9일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사진은 6일 오후 국회에 부착된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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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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