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경제적으로 옥죄면 미국이 이길 것이라면서 인내와 압박을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으나, 이란에 대한 전투 작전을 수행 중인 미 항공모함에서 자살 시도가 나오는 등 미군의 사기가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실제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매체 <포브스>는 "USS 에이브러햄 링컨함에 탑승한 승조원들은 현대전 역사상 가장 긴 항공모함 배치 임무를 수행하며 260일 넘게 해상에 머물고 있다"며 "승조원 가족들은 함 내에서 정신 건강과 관련한 위기가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일부 장병들이 함선에서 뛰어내리려 시도한 사례도 여러 차례 보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함정은 이란을 대상으로 5개월째, 전체 기간으로 따지면 9개월째 휴식 없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11월에 시작해 5월에 종료 예정이었던 배치가 여러 차례 연장됐는데 아직도 종료 시점은 명확히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마이크 레빈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승조원들이 비인도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으며, 민주당 소속의 제이슨 크로우 하원의원(콜로라도)도 "승조원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 부담이 매주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해군 전문 매체인 <네이비타임스>는 여러 명의 승조원들이 이 항공모함에서 뛰어 내리려고 시도했다고 보도했고 또 다른 매체인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 역시 함상에서 자살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한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함정에 탑승한 한 승조원의 부인은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에 남편이 "내일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전했고, 한 부모는 매체에 아들이 "자신과 동료들이 고통을 덜기 위해 끊임없이 배에서 뛰어내리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승조원 남편을 두고 있는 애너벨 로마 씨는 <네이비타임스>에 남편이 파병 기간이 계속 연장되자 바다에 뛰어내리려 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편은 불명예 제대를 당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 단지 지금 심신이 소진됐다는 이유만으로 13년 간의 군 생활이 한순간에 망가질까봐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함정 내 생활 환경도 작전 기간이 길어지면서 열악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레빈 의원은 승조원들이 "곰팡이 핀 샤워실, 고장 난 변기, 몇 주 동안 작동하지 않는 세탁 시설, 오랫동안 온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 밥 반 컵과 토르티야 두 장으로 끼니를 때워야"했으며 "비누, 데오드란트, 치약도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에 따르면 함정 승조원들은 지난해 11월 21일 작전을 시작한 이후 단 이틀만 육지에 정박했는데, 한 번은 지난해 12월 괌에 도착했으나 당시 많은 승조원들의 하선이 허용되지 않았다. 또 한 번은 지난 7월 오만에서 보급품 보급을 위해 정박했을 때였는데, 이때 하선이 허용된 승조원들이 있었지만 항구 내 지정된 구역에 머물러야 했다.
종료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승조원들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스 앤 스트라이프>는 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해당 함정이 언제 귀환하게 될지 가족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있다며, 배치 종료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병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현대 항공모함 타격단이 보통 6개월 정도를 파병 기간으로 삼고 있지만 운용 중인 함정 수가 부족하고 분쟁 지역이 많아지면서 파병 기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USS 제럴드 R. 포드의 경우 326일 동안 작전을 수행한 적도 있었다.
조셉 케이힐 미 해군 태평양함대 해군수상함군사령관은 이달 초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군 가족들과의 간담회에서 장기 파병이 군 장병과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목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고 말하면서, 함정에는 파병 기간 동안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사와 군종 장교가 배치되어 있다고 밝혔다.
승조원들의 상황과 관련해 해군 관계자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장기간 파병이 장병들과 그 가족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들의 회복력과 희생에 감사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승조원의 건강과 복지가 최우선이라면서도 "지휘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함상에서 자살 충동이나 자살 시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전했다. 또 최신 보고를 인용해 "깨끗한 식수, 정상 작동하는 에어컨, 건강한 식단 옵션이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공격도, 협상도 아닌 경제적 압박을 통한 내부 붕괴를 상정하고 있어 군의 작전 기간도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1일 보수 성향의 매체인 <리얼 아메리카 보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의 물가 상승률이 300%에 달하는 등 경제난이 심각하다면서 "내버려 두면 그들은 실패할 것"이라고 말해 이란 경제를 옥죄면 현 상황이 해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봉쇄로 이란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 나는 우리가 그것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해상 봉쇄는 모두가 '강철의 장벽'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란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며 "이란에는 해군도 없고 공군도 없다. 남아 있는 병사들은 급여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궤멸적인 타격을 입어 도주하고 있다. 그들은 돈도 없다. 그들의 나라는 망가졌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리 목적으로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SNS인 'X'(옛 트위터)의 공식 계정에 "미국 관리들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대한 연이은 주장과 트윗은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되어 있으며, 이란의 조건이 수용될 때까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야후 파이낸스>는 원자재 및 에너지 시장 분석업체인 케플러(Kpler)를 인용해 1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 11척은 이란이 승인한 항로를 이용했다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 이전에 하루 약 120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과 비교해도 훨씬 떨어지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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