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이 거액의 가상 자산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무소속 김남국 의원을 경기도당 유튜브 방송에 출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탈당한 의원의 의정활동을 도당 차원에서 홍보한 셈이어서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경기도당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시사혁명'에 출연해 현안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방영 중인 영화 <서울의봄> 내용과 현 정국을 비교하며 "지금의 윤석열 정권이 겹쳐 보이는 게 많았는데, 군대가 없는 상황에서 수사권을 가장한 무기를 사용해 사실상 쿠데타를 일으킨 것 아니냐"라고 했다.
경기도당은 방송이 끝난 뒤 김 의원이 출연한 영상 일부를 편집해 경기도당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기도 했다. 공개된 편집본에는 최근 탈당을 시사한 이낙연 전 대표를 비판하는 김 의원의 발언 모습이 담겨있다.
김 의원의 경기도당 방송 출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당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보좌관은 "실무자의 실수 아니냐"며 "이렇게 생각 없는 일을 벌일 수가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경기도에 얼마나 많은 우리 당 의원들이 계시는데 부도덕한 행위로 탈당한 분을 출연시키고 그걸 홍보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니 '위장 탈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경기도당 위원장인 임종성 의원은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유튜브 방송 진행자들이 알아서 섭외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하나하나 확인해서 출연시켜라, 말아라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기도당 유튜브에는 정치하시는 분들이나 비정치인이나 다양한 분들이 나오시기 때문에 (김 의원 출연이) 문제가 될 게 없다"면서 "(김 의원이) 민주당 당원이었고, 코인(가상 화폐) 때문에 탈당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애달픔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임 의원은 경기도당 유튜브 방송에는 민주당 의원뿐 아니라 김기표 변호사,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등 당 밖 인사들도 두루 초청했기 때문에 김 의원의 출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여타 출연진과 달리, 김 의원은 도덕성 문제로 물의를 빚고 그 결과 당적까지 내놓았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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