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강제징용 해법에 "삼전도 굴욕 버금가는 치욕"

與 "양국 관계 고려한 대승적 결단" vs 野 "굴종 외교 끝판왕"

정부가 6일 일본 전범 기업 대신 정부 산하 재단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배상급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3자 변제' 방안 발표를 강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여당은 정부안이 합리적인 해법임을 내세우는 반면 야당은  '치욕', '매국'과 같은 격한 표현을 동원하면서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가히 '삼전도 굴욕'(조선시대 때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한 사건)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자 오점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을 짓밟는 2차 가해"라며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에게 묻는다. 도대체 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며 "국민은 이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심을 저버리는 건 결국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 의식 없는 대일 굴종 외교의 끝판왕"이라고 꼬집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윤 대통령 40년 지기 검사 친구인 민주평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석동현 사무총장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면서 "'일본과 잘 지내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친일파가 되겠습니다', 진짜 미친 것 아니냐. 제정신이냐"고 일갈했다.

이어 "이러다가 이완용 칭송하고 이완용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그의 친일 매국 정신을 선양하자는 말이 나오겠다"고 비꼬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미래를 위한 해법'임을 강조하며 정부 입장에 보조를 맞췄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마지막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안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 "고심이 깊었다. 당연히 정치적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엄중한 세계 정세 변화와 한·미·일 안보 협력이 강조되는 시점에 미래 시점에서 양국 관계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해법이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이어 "강제징용 문제는 일종의 폭탄 돌리기"라면서 "전 정부 누구도 해결하려 안 했다. (강제 징용 배상 문제를) 과거 위안부 문제처럼 표류하게 만들 거냐"고 했다. 그는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보지 않고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악순환의 반복을 누군가는 대승적 결단을 통해 해결하는,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런 고심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피해자들과 국민을 욕보이는 해법'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했다. "한·일 관계를 건설적으로 안 보고 정치에 이용하는 자세"라며 "결국 어떤 결단이 옳은 것인지 국민들이 가려주실 것"이라고 호언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매국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을 의식한 듯 "난 당당한 극일주의자"라고 강조하면서 "이제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 문제 해법도 일본한테 구걸하고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주도적으로 끌고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어떻게 호응할지 모르겠지만 성의 있는 호응 조치를 이 자리를 빌어 촉구한다"면서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고 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