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사 언론인들 "尹, 자신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에 폭언 쏟아내"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 "윤석열 후보의 저열한 언론관 개탄한다"

언론인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편협한 언론관을 드러내고 있다"며 윤 후보의 언론노조 폄훼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동조합협의회는 8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후보의 저열한 언론관을 개탄한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을 겨냥한 윤 후보의 발언을 "경악스러운 망언"이라 비판했다. 해당 협의회엔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연합뉴스, 뉴시스 등 31개 언론매체가 소속돼 있다.

협의회는 언론노조를 가리켜 '민주당 전위대'라 지적한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사실관계가 완전히 잘못된 언급"이라며 "윤 후보가 핏대 세워 비난하는 그 '민주당 정권'이 필사적으로 밀어붙인 언론중재법 개악을 온몸으로 막아냈던 게 바로 언론노조"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정치를 벼락치기로 공부했기로서니 이런 기본적인 내용조차 숙지하지 못했단 말인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앞서 6일 윤 후보는 경기도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연장을 하기 위해서 국민을 속이고 공작하는데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며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앞세우고 전위대를 세워서 갖은 못된 짓 한다. 그 첨병 중 첨병이 언론노조"라 발언했다. 이어 그는 "정치개혁에 앞서 (언론노조를) 먼저 뜯어고쳐야 된다"며 "말도 안 되는 허위 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 이게 민주주의가 맞느냐, 대한민국 언론인들도 각성해야 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언론계를 비판하는 윤 후보의 최근 행보를 가리켜 '과거 본인의 발언을 스스로 뒤집는 격'이라 지적하기도 했다. 이들은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악 추진을 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언론재갈법'이라는 둥 '권력이 언론을 감시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둥 날선 비판을 내놨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언론인들에게 '각성하라'며 뚱딴지같은 훈계를 한다"며 윤 후보의 태도에 "분노보다 어리둥절한 마음이 앞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윤 후보를 가리켜 "자신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는 식의 폭언을 쏟아내는 좁은 아량으로 감히 대통령직을 감당하겠다고 나섰는지 의아할 따름"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한 "최근 그(윤 후보)의 발언을 놓고 보면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언론 탄압을 뛰어넘어 군사독재 시절 보도지침을 되살릴지도 모른다는 스산한 얘기까지 나온다"며 "대한민국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설마 이런 퇴행적 인식을 갖지는 않았으리라고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윤 후보를 고소, 서울지방경찰청에 윤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8일 제주시 동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제주와 함께 승리합니다’ 제주도 거점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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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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