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시험 갑질' 사망 서울대, 이번엔 사망 조사 두고 논란

서울대 총장 "학내 인권센터가 조사" vs 노조 "노사공동조사단 구성"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 대해 '학내 인권센터를 통해 공정하게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고인이 가입했던 노동조합이 이를 '셀프 조사'라고 비판하며 학교 측에 노사공동조사단 구성을 촉구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학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지 17일만인 13일 발표한 첫 총장 명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는 구민교 행정대학원 교수의 학생처장 보직 사임을 수용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구 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 코스프레 역겹다"는 등 표현을 쓴 글을 올려 물의를 일으켰다.

오 총장은 먼저 고인과 유가족에게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 뒤 "고인은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셨다. 이에 대해 과중한 노동강도와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했다.

오 총장은 "서울대는 7월 8일 총장 직권으로 객관적인 사실조사를 위해 (서울대)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고 조사기간 동안 안전관리팀장을 관련 업무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서울대는 고인의 산업재해 신청과 관련하여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며 인권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라 미비한 부분이 발견되면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교수의 사임과 관련해 오 총장은 "최근 학생처장의 글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며 "개인의 의견이 대학 본부의 입장으로 오해되는 등 혼란이 계속되자 어제 학생처장이 사의를 표명하였고, 오늘 이를 수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 치의 거짓 없는 공정한 인권센터 조사에 대한 의지를 학내 구성원과 국민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학내 인권센터를 통한 셀프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일반노조는 "재발방지책을 세우려면 무엇보다 진실규명이 우선"이라며 "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민주일반노조는 "그런 점에서 서울대가 설치한 인권센터를 통해 '셀프 조사'하겠다는 입장에 반대한다"며 "더욱이 페이스북에 2차 가해 글을 남겼던 구민교 교수, 고인의 근무지 책임자였던 관악학생생활관 관장 노유선 교수가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있는 서울대 인권센터라서 더욱 문제"라고 주장했다.

민주일반노조는 "진정성과 의지가 있다면 노사공동조사단(노동조합 + 학교 + 국회 등 중립적인 3자)을 구성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그럼에도 '셀프조사'라는 독선의 길을 선택한 서울대 오세정 총장에 유감을 표하며 공동조사단 구성에 협력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일반노조는 오 총장의 입장문에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한다'는 표현이 담기지 않은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민주일반노조는 "누구보다 건강했던 고인이 하루 사이에 사망했는데도 서울대는 아무 잘못도 없단 말인가"라고 물으며 "더욱 끔찍한 것은 고인이 사망 후 10시간이나 직장 내에서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일반노조는 "사업주가 관리하던 직장에서 그 많은 시간 (노동자가 죽은 채) 방치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서울대는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며 "그러나 오세정 총장 입장문 어디에도 사과라는 표현은 없고 '안타까운 마음', '애도와 위로'와 같은 제3자라도 할 수 있는 말 뿐"이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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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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