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청소노동자였던 여동생 생각나"

"사건 진상 규명 중요…조사 과정에 청소노동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으로 청소노동자로 일하다 뇌출혈로 세상을 떠난 여동생이 생각났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동생 생각이 났다. 오빠 덕 안 보겠다며 세상 떠나는 날까지 현장 청소노동자로 일했다. 쓰러진 날도 새벽에 나가 일하던 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늘 생각한다. 도대체 제가 뭐라고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빚지며 여기까지 왔는지, 백 번이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은데 지금은 그렇게 하지도 못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지사는 "(전날)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현장에 다녀왔다. 당장은 고인을 잃은 유가족을 위로하고 싶었다"면서 "진실은 양 주장 어드메에 있을 수 있다. 지금은 사무치는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분명한 조치가 따르도록 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환경 및 처우 개선과 관련해 "경기도에서도 청소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는 일은 특히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라면서 "도내 아파트 경비·청소 노동자들의 체불 임금을 해결하고 민간 분야의 휴게시설도 직접 나서 개선했다"고 전했다.

또 "올해부터는 산업단지나 사회복지시설의 휴게시설 설치를 추진한다"면서 "'아파트 경비 노동자 인권보호 모니터링단' 구성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제가 향해야 할 곳을 언제나 기억하겠다. 몸이 기억하는 일이다"라면서 "모든 일하는 주권자의 삶이 서럽지 않은 세상,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이 지사는 "거듭 고인의 명복을 빈다. 모든 것을 성실히 감내하셨던 누구보다 존엄한 노동자였다"고 추모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1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현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이재명 페이스북

이 지사는 전날 청소노동자의 유족과 대화를 나누면서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 지사 대선 캠프 대변인은 "부군이 매일 아내와 같이 출근하다가 지금은 혼자 출근할 수밖에 없어서 출근 때마다 운다는 말을 듣고 이 지사가 많이 우셨다"며 "청소노동자였던 여동생이 7년 전 화장실에서 돌아가셨는데 그때 생각이 많이 나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지사는 여정성 서울대 교육부총장과의 면담에서 "안타깝고 아픈 일이 발생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과 상황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상 조사 과정에 청소노동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학교 측과 노조 사이에서 조사 주체에 어디까지 참여하느냐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는데 학교 측이 (노조도) 공동으로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보다 많은 분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의 존엄, 노동자에 대한 인격적 대우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된 기숙사 휴게실. ⓒ이재명 페이스북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