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감금·폭행해 수천만원 빼앗은 일당

보육원서 만난 인연 이용해 범행...신용불량자 벗어나기 위해 면책요청

보육원에서 만난 지적장애인의 돈을 빼앗고 감금·폭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A모(20)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모(19) 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 등은 지난해 7월 24일부터 올해 2월 18일까지 지적장애 3급인 C모(21) 씨를 자신의 집으로 전입시키고 폭행, 협박해 기초생활수급비 등 970만원을 빼앗고 C 씨 등 3명의 휴대폰을 개통했다가 다시 파는 등 총 2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와 C 씨는 지난 2014년 보육원에서 만난 사이로 성인이 되면서 사회로 나오게 됐다.

그러나 A 씨 등은 정부에서 정착자립금으로 지급하는 700만원 상당을 유흥에 탕진해 버리고 C 씨가 매달 기초생활수급비를 받는 사실을 알고 빼앗기 위해 접근했다.

이후 A 씨 등은 C 씨의 돈을 빼앗기 위해 자신의 집으로 C 씨를 전입시키고 폭행을 일삼고 C 씨의 지인들까지 이용해 1인당 4~6대의 휴대폰을 개통시켜 되팔기도 했다.

또한 "빌린 돈을 갚지 않는다"며 C 씨를 모텔 등지에 감금하고 강제 추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C 씨의 장애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으나 A 씨 일당의 폭행에 자립 의지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신용불량자가 된 상태로 자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를 상대로 면책요청을 한 상태이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C 씨의 진술과 통장 출금 내역 등으로 자백으로 받아냈으며 추가 범행에 대해서 조사할 계획이다.

박호경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