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정보위원회가 종료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도 (피살된 인물이) 김정남이라 밝히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여권상 이름은 김철로 돼있는데, 김정남으로 추정하는 것"이라며 "혈액검사 등을 통해서 알아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보위 간사 김병기 의원은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철이라는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고 했다. 김정남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신원 확인을 위해 (말레이시아) 수사 상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씨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의 신원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북한인이라 추정할 뿐이다. 수법을 보면 북한 공작원 소행으로 추정되는 것"이라며 "(현재는) 그냥 아시아계 사람"이라고 전했다.
피살 당시의 상황에 대해 정보위 소속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정보위 종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독극물 테러는 확실하다. 주사냐 독침이냐의 여부에 대해서는 부검해 봐야 알겠다는 답변이 나왔다"고 말했다.
피살 장소가 쿠알라룸푸르 공항이었다는 점과 관련,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에 피살을 당한 것이냐는 질문에 주 원내대표는 "(김정남이) 마카오 가는 과정이니 가족들에게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근 김정남이 한국 정부에 망명을 요청했는지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국정원은) 모르겠다면서 답을 안해줬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김정남의 망명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국정원은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피살된 인물 및 범인의 신원이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김정남과 김정은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김정은이 북한의 정찰총국에 지시해 김정남 살해를 지시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의 '스탠딩 오더 (변할 수 없는 지시사항)'였다고 한다. 즉, 집권 이후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에 본격적인 암살 시도가 있었고, 그 해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해당 서신에서 김정남은 "나와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 갈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가는 일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암살 시기와 관련해 특별한 의도는 없었고, 오랫동안 지시됐던 사항이 실행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김정남이 자신에게(김정은에게)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인 행동보다는 김정은의 편집광적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정남의 가족과 관련, 이철우 의원은 "본처가 중국 베이징에 있고 아들이 하나 있다. 또 마카오에 1남 1녀가 있는데 김한솔은 후처의 자식이고 마카오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 두 가족은 중국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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