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5일 당 상무회의에서 김정남 피살을 둘러싸고 세 가지 사실이 확대해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남의 사망을 두고 북한 권력층 내분 및 균열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김정은과 김정남이 상당한 불화가 있었고, 김정남이 공개적으로 김정은을 비판했던 만큼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이것이 북한 권력 내의 급변 사태로 연결된다는 근거는 더더욱 없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김정남에 대한 살해를 통해 대남 불안을 조성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 역시 한반도와 국제정세에 대해 새로운 판을 짜는 상황에서 돌연 변수를 등장시켜, 뜻하지 않게 한반도의 안보정세가 불안해진다는 근거 없는 해석의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김 의원은 정부가 탈북자의 신변 안전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가뜩이나 소외되고 차별로 고통 받는 탈북자들은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탈북자에 대한 편견이 조성될 때마다 항상 고통을 전가 받아왔다"며 "치안이나 안보를 명분으로 마치 탈북자를 우리사회의 이방인집단으로 몰아가는 또 다른 차별 이데올로기가 확산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정확한 진상파악과 냉철한 판단에 조력해야 한다. 아직 진상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소설과 같은 이야기 난무하고 있다. 이는 정보에 혼선과 공백을 초래함으로써 국민에게 불안 심리를 조장하게 되는 뜻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현재 언론에는 얼굴 없는 정보당국자가 등장해 모든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국가에서 정보정치로 언론을 유도하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가뜩이나 대통령 탄핵 중 정치가 불안한 상황에서 국가정보원이나 정보기관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정상적인 방법은 책임 있는 정보 당국자가 국회에 출석해 소상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라며 "어제 오늘만 봐도, 소집되지 않은 국방위가 마치 소집된 것으로 언론에 오보가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김정남 피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정부가 판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관계가 그쪽(말레이시아)에서 발표돼야 답변 드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정부는 지금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확실시된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조사 중인 사항이라서 자세한 것은 나중에 관련국 정부가 발표한 다음에 있어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피살된 인물이 김정남이라고 확실시된다고 판단한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그 부분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탈북민 신변 안전 점검을 실시하려는 이유에 대해 정 대변인이 "과거에도 이한영 씨(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인 성혜림의 조카) 피살사건도 있었고, 황장엽 전 비서에 대한 암살 시도 등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당연히 점검을 해야 되는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정부가 김정남 피살을 북한의 소행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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