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모든 부분에서 성과 거뒀다…방위비분담금 논의 없어"

대통령실 '3실장', 워싱턴 현지 기자간담회…강훈식 "한미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정상외교를 수행 중인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한미정상회담 결과와 관련 "동맹 현대화에 대해 큰 방향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졌다"며 특히 회담에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호텔에 마련한 한국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무효화 및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SMA(방위비분담특별협정)를 재건하자거나 SMA를 다시 오픈해서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자 하는 논의는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 실장은 "단지 한국 국방비 증액에 대한 논의는 있었다"며 "그것도 우리가 개시한 것으로, 무기 구매도 있을 수 있고 국방력 개선도 있을 수 있지만 SMA와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논의를 정교하게 하려면 방위비를 좁게 봐야 한다. SMA에 국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동맹 현대화 부분에 대해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가 동맹의 발전 방향,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도 말했지만, 국방비 증액 등 우리가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동맹 현대화 주안점은 '변화하는 주변 정세에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연합방위 능력을 더 강화하고 우리 안보를 더 튼튼히 한다'는 목표"라며 "구체적인 문구는 조정하고 있지만, 큰 방향에서는 (한미 간) 의견 일치가 이뤄졌고 그것이 정상회담 성과"라고 밝혔다.

다만 주한미군의 규모 변동이나 대만 유사시 주한미군의 역할 등 세부 의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위 안보실장은 "더 진전된 협의는 나중에 보고드릴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위 안보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기지 부지 소유권 언급에 대해 "소파 협정에 따라 주한미군이 그 부지를 쓰는 동안 우리가 공여를 하는 것"이라며 "무슨 말씀인지 헤아려본 뒤에 (언론에) 답을 드려야 할 것 같다. 협정문에 시설과 권역을 공여한다고 나와있기 때문에, 소유권을 주고받는 개념이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다.

위 안보실장은 핵에너지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추가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전 협력은 몇 갈래로 진행되고 있는데, 상세히 소개하긴 어렵다"고만 했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 제안 단계, 구상 초기 단계"라며 "좀 더 상의하고 구체화해봐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부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국프레스센터가 마련된 호텔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한 김용범 정책실장, 강훈식 비서실장도 브리핑에 함께했다. 강 비서실장은 자신이 이례적으로 순방에 동행한 배경에 대해 수지 와일스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한미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 목적이 있었다고 이날 브리핑에서 직접 밝혔다. 강 실장은 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중이던 지난 24일 이 대통령 방미에 합류하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했다.

강 비서실장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문제 논의를 하기 위한 핫라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 와일스 비서실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해 2주 전부터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10일 고위당정대 협의에서 제가 '이번 한미 통상협상 과정에서 미 정부 핵심 정책결정권자와 논의되는 긴밀한 소통·협력채널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며 "그때 이미 양국의 비서실장 간 회담을 추진 중이었다"고 뒷얘기를 공개했다.

강 실장은 "최초부터 만남에 대해선 긍정적이었지만 비공개 원칙을 미국 측에서 주문했고 일정·안건·시간에 대해 여러 사항도 불확실했다"며 "1주일 전 마지막으로 와일스 실장과 면담 일정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그 결과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40분간 백악관에서 비서실장을 같이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전 게시한 SNS 글과 관련해 "와일스와의 면담에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말씀드렸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추후 비서실장 간 채널을 통해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방미 일정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자평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한미 양국의 주요 기업인이 대거 참석한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 역시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며 "발언시간 제약이 없었다면 1박2일의 워크숍으로 진행해야 했을 정도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한미 경제통상 분야의 안정화, 한미동맹의 현대화, 새로운 협력 분야의 개척 모든 부분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대응이 잘 됐다고 봐야 한다. 자연스러운 대화, 그리고 있는 그대로 가감 없이 진솔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전체 분위기에 잘 맞았다고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통상 분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기존 합의를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고 한 것은 결국 기존 관세협상 결과에 대한 양국의 상이한 해석도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김 실장은 "두 정상은 간략히 7.30 협상을 언급했고, 러트닉 장관이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비구속적 MOU를 맺을 때 법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 실무 논의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 절차가 필요하다고 해서 조금 더 하기로 했다'(고 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논의 잘 하라' 하고 넘어갔다. 이 대통령도 'MOU 실무협의를 잘하고 있다'는 정도로…(언급했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7.30 통상 합의가 안정화된 것"이라고 이번 정상회담에 의미를 부여하며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주로 협의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실무적인 MOU 문구를 가지고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미국은 미국 구상대로, 주장하는 대로 MOU를 하루빨리 마무했으면 하고 있고, 우리는 우리 차원에서 국익을 지키려 하고 있다"고 논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