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옛날엔 국민들이 간첩 많이 잡았는데…"

'3중고'에 시달리는 박근혜…16일 일정은 아직도 '미정'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를 방문해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행사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준비 상황과 세월호 피해자 지원책, 국가안전대진단 등에 대한 진행 상황을 직접 점검했다. 다만 청와대는 세월호 참사 1주기인 오는 16일 오전 박 대통령의 추모 행사 참석 여부에 대해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현장 점검 회의에서 "내일이면 세월호 1주기가 된다. 추모행사를 비롯해서 여러 현안들을 점검하기 위해서 이렇게 왔다"며 "이번 기회에 안전에 대한 망을 촘촘하게 짜서 안전에 대해서 현장, 지자체, 그리고 중앙정부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고, 서로 물샐 틈 없이 유기적으로 연계를 해서 항시 점검하고 예방하고, 또 사고 시에는 철저하게 대응하도록 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각지대가 있을 수 있고, 중앙정부나 이런 데서 모든 것을 전부 그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안전신문고 앱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서 국민들이 누구든지 안전 문제에 대해서 눈에 띄면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안전 의식 고취와 관련해 '간첩 신고' 비유를 들었다.

"옛날에 간첩을 잡으려고 할 때 사실 대개 국민이 많이 잡았어요, 그 지역에서. 물론 경찰이나 군인이나 전부가 나서 가지고 샅샅이 수색도 하고 그러지만 결국은 국민이 신고하고 이런 데서 잡은 경우가 상당히 많거든요. 비유를 하자면 안전문제는 안전처를 중심으로 정부에서도 계속 점검하고, 또 감독하고, 부족한 것은 법적으로도 보완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되겠지만, 이렇게 복잡한 사회에서 구석구석 어떤 개인의 일탈로 생기는 안전문제도 있을 수 있고, 어디 금이 갔는데 미쳐 못 볼 수도 있고, 이런 것을 일일이 다 알 수는 없는데 그냥 지나치다가 그게 또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거든요. 간첩도 그렇게 대개 국민이 신고했듯이 정부는 정부대로 열심히 하고, 지자체도 지자체의 책임을 확실하게 하면서 국민 전체가 안전은 우리 모두가 높은 의식을 가지고 지켜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 의사상자들에 대한 지원사항과 추모비 건립 등 관련 사업들에 대해서도 보고받았다.

이날 점검회의에는 황우여 사회부총리(교육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함께 했다.

4.16에 자리 비우는 대통령, 대한민국엔 곳곳에 '지뢰'

이날 일정은 예고에 없던 것이었다. 전날만 해도 청와대는 "15일 공식 일정이 없다"고 공지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정부청사 방문 일정을 밝혔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잡힌 일정이라는 인상이다.

정부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오후 콜롬비아로 시작하는 중남미 4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참석차 미국 출장길에 나섰다.

상당수 장관들은 추모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 추모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민경욱 대변인은 '세월호 관련해 다른 일정이 정해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결정되는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의 대통령 면담 여부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민 대변인은 "여러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만 말했다.

세월호 인양,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16일 당일에 메시지를 던진 후 순방길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가 이처럼 답답하게 움직이는 것은 여론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레 민감하게 굴고 있다는 말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통령 부재시에 과연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느냐 하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정치 상황이 아수라장인 상황에서 순방을 나가는 모습 역시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1주기 관련 '눈치보기'에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인한 지지율 급락, '식물 총리'가 된 이완구 총리 등, 박 대통령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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