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는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와,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이 "대선 때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2012년) 12월 7일 아우내 장터에서 유세차에 올라 7분 이상 유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어찌 된 일이냐?"라고 묻자 "대선 때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은 중앙당 선거 기획, 중앙당에 관련이 안 됐다는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이어 당시의 상황에 대해 "저는 병석에 있었는데, (새누리당에서) 충청지역 명예 선대위원장으로 발표했다"면서 "12월 들어 말씀하신 거기(아우내 장터)하고 세종시 선대위 발대식에 잠시, 그리고 13월 18일 마지막 유세 때 천안 가서 서 있었던 것, 그것은 제가 명예 선대위원장 차원에서 한 거지 대선에 관여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유세는 했지만 대선 관여는 안 했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저 정도의 비중이 있으면 저는 중앙당에서 활동해야 할 사람"이라며 "'명예' 선대위원장이라는 것도 몸 때문에 선거운동 못 한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다만 12월에 병천 가서 한번 해 주고, 나머지는 유세장 가서 서 있기만 한 것인데 그걸 '대선에 관여됐다'고 볼 수는 없는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완구 "돈 받은 증거 나오면 목숨 내놓겠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자신에게 2013년 국회의원 선거 자금 3000만 원을 줬다고 한 이날자 <경향신문> 보도에 대해서는 적극 부인했다. 그는 선거 당시의 상황에 대해 "누가 오고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손님들이) 온다"며 "현역의원들께서 많이 다녀가셨는데 성 전 의원이 다녀갔는지는 기억을 못 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만약 제가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며 "어떠한 증거라도 좋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돌아가신 분께서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40년 공직생활 동안 금품과 관련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권은희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도 "목숨이라도 내놓겠다"는 말을 격앙된 어조로 계속하다가 의장석으로부터 '질문에만 답하라'는 주의를 듣기도 했다.
앞서 검사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은 이 총리를 향해 "돈 받은 게 사실이면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난다 했고, 홍문종 의원은 정계은퇴한다고 했지만, 그게 아니죠. 돈 받은 게 사실이면 감옥을 가야죠"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 총리가 "증거 나오면 목숨 내놓겠다"고 한 것은 이로부터 약 1시간 15분 후다.
그는 "망자의 말씀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자신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언론 인터뷰를 했을 거라는 추정을 재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완구, 成 측근이 '시신 염하는 중이다' 해도 계속 전화"
한편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의 측근들에게 십수 차례 전화를 한 것과 관련, 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이 "(그 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받은 적 있나?"라고 묻자 "그 분이 '염하는 중이니까 전화 받을 수 없다'고 한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금 염하는 중이니 전화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럼에도 전화를 했다는 거냐"며 15차례나 전화를 계속 건 것이 총리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질타했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염 끝나면 전화하라고…(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이 총리는 자신이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한 나라의 총리가, 근거도 없이 막연히 쓴 메모와 일방적 진술을 가지고 자리에 영향을 받아야겠느냐"며 "정치하는 사람이 여러 가지 이유로 오해도 음해도 받을 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총리 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가 근거 없는 음해에 시달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하기도 했다. 자신에 대한 성 전 회장의 진술 내용이 '음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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