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서리에 장대환 매경사장

청와대 '젊은 경제통 총리' 카드, 친재벌적 성향이 문제

김대중 대통령은 9일 새 총리서리에 50대 초반의 장대환 매일경제신문 사장(51)을 지명했다.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은 "장 총리서리는 한국사회의 지식기반사회와 정보화를 선도해 왔다"면서 "시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시킴으로써 세계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큰 기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실장은 "장 총리서리는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참신하고 비전을 가진 CEO이자 탁월한 국제감각과 역동적인 리더십을 가진 분으로 경영능력, 개혁성, 추진력을 겸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임 장 총리서리는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 미국 뉴욕대 국제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86년 매일경제신문 기획실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근무해왔다.

장대환 사장이 발탁된 배경에는 장 사장이 DJ정부 출범후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해온 자유시장경제 도입의 적극적 첨병 역할을 해왔다는 대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97년말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비상경제대책자문위원회를 구성, 11월21일 첫 회의를 열었다.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에 당시 40대 후반의 장대환 사장이 발탁됐고, 그후 장 사장은 김 대통령이 추진한 시장개방, 민영화, 글로벌 스탠다드 도입 등에서 매일경제신문 지면 및 이벤트를 통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청와대는 또 이번 인선 과정에 장 사장이 50대 초반의 젊은 CEO인 점과, 매일경제신문을 경제지 1위로 도약시킨 경영능력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50대 초반의 국무총리가 나온 것은 70년대 김종필 총리에 이어 근 30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청와대는 '젊은 경제통 총리'를 내세워 임기말 국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장대환 사장도 청와대 제안에 적극적으로 호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대환 사장이 정치적 야심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주안에 장대환 총리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동의안이 제출되면 국회는 13명 이내의 의원으로 인사청문특위를 구성, 12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3일 이내의 청문회를 실시한 뒤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정가에서는 장대환 총리서리의 임명동의안 처리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두번 잇따라 총리 인준을 부결시키기는 적잖은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청와대는 장 총리서리가 경기고 출신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고교 후배인 대목도 인선과정에 국회인준을 위해 고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장대환 사장이 매일경제신문을 성장시키는 과정에 비리혐의로 구속되는 재벌총수들의 사진을 1면에 쓰지 말도록 하는 등 지나치게 '친(親)재벌적 편집방침'을 고집한 대목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총리인준 과정을 엄격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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