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번엔 '日영토분쟁' 도발...동북아 정세 개입 노골화

러시아의 전방위 도발...어지러운 동북아 정세

러시아가 '동북아 정세 개입'을 노골화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다음달 남쿠릴열도를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일본이 반발하고 있다.

<산케이 신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메드베데프 총리의 남쿠릴열도 방문 계획과 관련해 "현재 정보 수집을 진행 중"이라면서 "영토 문제에 관한 일본의 입장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갈 것"이라고 했다.

남쿠릴열도는 러시아의 극동, 일본의 북부에 있는 4개 섬을 가리키는 말로 현재 러시아가 실효지배하는 곳이다. 과거 일본의 영토였던 적이 있었으나, 2차세계대전 패전 후 옛 소련의 영토로 편입됐다. 일본은 이를 '북방영토'라고 부르며 러시아에 반환 요구를 하고 있다.

앞서 러시아 언론은 메드베데프 총리가 다음달 중에 쿠릴열도 이투룹 섬을 찾아 현장 시찰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남쿠릴열도 반환 문제에 대해 "그런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하며 "남쿠릴열도를 포함한 극동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대규모 프로그램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현재 메드베데프 총리의 방문 일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아시아 정세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행태가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일본의 대한국 무역 도발과 관련해 불화수소 공급 제안을 하는가 하면, 한국 영공을 침범해 도발에 나서기도 했다.

러시아의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지난 23일 독도 인근에서 한국 영공을 침범한 것은 의도된 도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경고 사격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나 침범 행태를 보인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고의성이 짙은 행동으로 추정되고 있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은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한국 영공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은 새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도발이다. 이는 크게 비판받아야 할 사안이며 폭력배 같은 두 국가(중국과 러시아)에 맞서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러시아가 일본과 분쟁을 겪고 있는 남쿠릴열도에 총리를 보내는 것도 동북아 영토 분쟁 상황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려는 행태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7일 북한의 국경수비대가 한국인 2명과 러시아인 선원 15명이 타고 있는 러시아 선적 어선을 나포한 것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담고 있다.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 "러시아 어선 억류는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무역 도발'을 하는 등 동북아 정세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한국과 미국, 일본을 자극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복잡한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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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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