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첫 서울시장 경선토론…정원오에 쏠린 집중견제

박주민 "정원오, 신자유주의적"…전현희 "성동구에서 혈세낭비 정책"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들 간의 첫 예비경선 토론회에서, 박주민·전현희·김영배 등 주요 후보들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정원오 후보에게 포화를 집중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이재명 정부 기조와 좀 다르다"고 지적하고, 정 후보의 경제정책 기조를 두고도 "신자유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전 후보 또한 정 후보의 구청장 재임시절 행정을 두고 "혈세 낭비"라는 등 공세를 높였다.

박 후보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합동토론회에서, 정 후보의 '실속형 분양주택' 공약을 두고 "최근 이재명 정부는 임대물량을 분양물량으로 전환하는 데 대해 '왜 임대물량을 자꾸 분양하느냐'라고 질타한 바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상충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실속형 분양주택을 만들게 되면 실속형 분양주택이 늘어난 만큼 일정 비율로 임대주택이 법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박 후보는 "전에 저는 후보님의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철학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며 "임대물량을 늘려야 된다는 이재명 정부 정책기조와 좀 다른 것 아닌가"라고 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보들의 '합공'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전 후보가 박 후보에게 "정 후보께서 단체 강연에서 성동구 집값 상승을 두고 '서울에서 전례 없는 발전을 한 사례'라며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는 언론보도를 봤다"며 의견을 묻자, 박 후보는 "많은 민주당 지도자들을 봐 왔지만 부동산 가격이 올라간 걸 자신의 행정·입법 성과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공을 받았다.

박 후보는 "자신이 일을 잘했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또는 결과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올랐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저는 본 적이 없다"며 "우리 정부나 당은 각종 시나 자치단체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저는 이재명 정부의 집값 안정화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고, 뜻을 함께 하고 있다"며 "(강연에서) 제 이야기의 핵심은 지역의 숙원사업을 열심히 해결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면 주민들의 행복도도 높아지고 지역 가치도 높아진다는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경제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정 후보의 발언을 보니까 '주연은 기업이고 시장이나 자치단체 등은 조연이다', 이런 발언을 계속 하고 계시다"라며 "이 부분은 현재 세계 트렌드라든지 이재명 정부의 철학과 상반된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가 "그 발언은 시민주권에 관한 얘기"라며 "행정이 재정적·제도적 뒷받침 역할을 하면 시민과 기업이 잘 되고, 그 흐름으로 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박 후보는 "혁신을 단순히 시장이나 기업에 맡기는 게 아니라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되는 게 트렌드"라며 "그리고 그걸 누구보다 잘하는 게 이재명 정부"라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과거 '기업이 주연' 발언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 '기업이 주연이고 정부는 조연' 이렇게 얘기한 바 있다"고 빗대며 "정 후보가 갖고 계신 그런 철학은 오히려 신자유주의적인 철학이고 좀 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정 후보의 성동구청장 재임 당시 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전 후보는 "정 후보가 '성동구엔 젠트리피케이션이 없다'는 취지로 언론 인터뷰를 했는데 사실과 좀 다른 것 같다"며 "서울에서 가장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곳이 바로 성동구의 성수동", "성수동 상가임대료 상승율은 서울에서 가장 높고 대다수 상인들은 성수동을 떠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 후보는 "(정 후보는) 조례로써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았다고 하셨는데, 실제론 강제력이 없는 조례로는 (제트리피케이션 방지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 또한 "성동구가 젠트리피케이션을 효과적으로 막았다기보다는 좀 심각한 상황이었다는 말씀"이라며 "조례를 통해서 (방지를) 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거들었다.

전 후보는 교통약자를 위한 성동구 '성공버스' 정책에 대해서도 "사업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성공버스에 휠체어 탄 사람이 탑승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공버스는 성동 마을버스와 노선이 거의 85% 일치한다. 중복노선과 비효율적 노선의 대표적 사례"라며 "이 공약을 서울 전역에 확대하겠다고 하셨는데 전형적인 전시행정이고 세금낭비"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 후보가 "시민 만족도 굉장히 높은 사업중 하나"라고 반박하자 "공짜버스니까 당연히 만족도 높다. 그래서 세금낭비라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김영배 후보 역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정 후보를 겨냥 "주택공급과 관련된 비전이 없다"고 꼬집었지만, 박 후보의 '성동구 집값 발언' 관련 비판을 두고는 "우리 서울시가 글로벌화 되면 될수록 토지나 부동산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박 후보의 비판은) 우리 민주당이 지나치게 이념편향적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제동을 걸었다.

▲19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경선 합동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김형남·전현희·정원오·박주민 예비후보.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 유일한 원외 후보였던 김형남 후보는 앞서 지난해 부동산 보유세에 보류 또는 부정적 입장을 냈던 박 후보와 전 후보에게 "지금 이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개혁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상황"이라며 "지금도 같은 입장인가"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박 후보는 "(보유세 정책을) 부정적으로 말했기보다는 정부의 TF가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뭐라고 말하긴 좀 어려울 것 같단 취지였다"며 "최고구간의 보유세 정상화라든지 이런 부분은 충분히 검토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답했다.

전 후보 또한 "당시 제가 그런 말을 한 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 해결법은 부동산 주택공급이라는 취지"라며 "주택공급이 이뤄진 이후에도 만약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면 그땐 보유세 정책을 쓸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