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 노력에 화답할 차례"

유엔총회 기조연설…"전쟁 종식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한 전세계 정상급 인사들 앞에서 "지난 1년 동안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15분 간 진행된 연설의 대부분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미의 노력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는 데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4.27 판문점 선언을 언급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에 내려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다짐했다"고 말했다.

또한 세기의 회담으로 주목을 끌었던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평양 공동선언'에 담긴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 약속,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용의 등 북한이 밝힌 비핵화 추가 조치들을 차례로 재확인하며 "김 위원장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며 "북한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를 바라는 유엔과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에 북한은 화답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한다"면서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유엔이 경험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누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동북아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이 살고, 세계 경제의 4분의 1을 떠받치고 있는 지역이지만 갈등으로 인해 더 큰 협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에서부터 동북아의 갈등을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 과정은 동북아 평화와 협력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제안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언급하며 "동아시아철도공동체는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 공동체, 더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실질적 성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며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 높일 것"이라며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고,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난 1991년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언급하며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분단의 장벽을 넘었으며,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있다. 우리는 함께 하면 얼마든지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앞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만나 "2032 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유치하는 방안에 대해 초기에 협의가 시작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남북이 2032 올림픽을 공동 유치한다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부터 시작된 노력이 2032 하계올림픽으로 한 바퀴 원을 그리며 완성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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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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