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는 논의는 빈약한 편이다. '경제뉴스N시선'의 안진이 독립연구자가 이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번에는 돌봄 노동의 최전선에 있는 요양보호사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어봤다.
1. 요양보호사의 하루 일과는 대략 어떤가요?
조인숙(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구립한남요양원분회 분회장, 이하 '조') - 근무 시간대가 데이, 미드, 이브, 나이트로 나뉘어 있어요. 스케줄에 맞춰 돌아가면서 출근하고요. 가장 핵심인 데이 근무 위주로 말씀드리면 아침 7시 출근, 4시 퇴근인데 제일 먼저 하는 게 청소죠. 청소 후에 어르신들 식사 준비를 위해서 일으켜 드리고, 식사와 약 복용 도와드리고, 기저귀 케어와 목욕을 해요. 프로그램 가시는 분들 보내드리고, 간식 드리고 나면 또 식사 준비로 이어져요. 중간중간에 세탁실에서 빨래가 올라오면 개서 집어넣고, 또 대변 실수를 처리하죠.
이은복(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시립중계요양원분회 분회장, 이후 '이') - 제가 있는 요양원은 오전, 오후, 나이트로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해요. 오전조가 출근하려면 새벽 5시에는 일어나야 하죠. 7시 출근하자마자 어르신들 아침식사를 챙깁니다. 그러고 나서 체조, 물리치료, 프로그램 이동을 위해 어르신들을 휠체어에 태워야 해요. 저희 요양보호사들은 아침식사도 못하고 빈속으로 고강도 업무를 수행해야 하니, 이때가 가장 바쁘고 힘든 시간입니다.
이후 청소와 기저귀 케어를 하고 나서 어르신들 점심식사를 도와드립니다. 그러고는 30분의 짧은 식사시간이 있는데, 이때 비로소 편히 앉아서 땀을 닦습니다. 오후 1시에 오후조가 출근하면 기저귀 케어와 목욕이 이어집니다. 어르신 한 분당 주 2회 목욕을 시켜드려야 하니 하루 8~12명이 목욕을 하거든요. 기저귀 케어에서 시작해서 목욕 서비스까지가 요양보호사가 가장 땀을 많이 흘리는 시간입니다. 목욕이 끝나면 오후 근무자가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드리고 유닛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업무를 진행하는 동안 시간대별로 물리치료, 외출, 면회를 위해 휠체어 승하차를 수시로 합니다. 야간 근무도 8시간이고요.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잡아요.
고현종(종로시니어클럽 관장, 이하 '고') - 시설 근무가 아니라 재가 방식으로 일하는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경우 패턴이 조금 다릅니다. 재가는 방문 요양이니까, 보통 아침에 출근하면 빨래와 청소부터 시작합니다. 요실금이나 변실금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다음으로 어르신 식사를 챙겨드리죠. 보통 재가요양보호사는 가구당 3시간 근무하거든요. 9시에 도착해서 간단한 아침을 챙겨드렸다면 중간에 세탁과 청소를 하고, 다시 12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식으로 업무가 이뤄집니다.
2. 임금 실태는 어떤가요? 경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이 - 기본급이 최저임금에 맞춰져 있어요. 기본급 외에는 야간수당이나 연차수당 등이 있는데, 각종 수당은 시설별로 차이가 있고 시기별 변동도 있어요. 그나마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조금 낫죠. 제가 있는 곳은 시립요양원이고 노조가 있는데도 약간의 근속수당 외에 경력에 따른 보상은 거의 없어요. 일반 요양원도 똑같거나, 더 심하겠죠.
조 – 제가 일하는 구립 요양원은 매년 1월에 기본급을 2% 정도 인상해요. 최저임금도 매년 2% 정도씩 올라가니까 그러면 (우리 임금이) 최저임금을 약간 웃돌게 되거든요. 그렇게 기본급을 미리 올려놓고, 임금협상하는 시점이 되면 '우리는 이미 충분히 주고 있다'고 이야기하죠. 재작년에는 설날 명절수당이 너무 적어서 싸웠는데, (사측에서는) 항상 예산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니까 대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이곳에도 장기근속장려금만 있고, 경력에 따른 보상은 따로 없어요. 전 원장 때는 약간의 차등이 있었다고 들었어요.
고 - 요양보호사 중에서도 민간업체에 소속되어 방문 요양 일을 하시는 분들의 노동조건이 많이 열악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재가 요양보호사들은 이동시간이 있잖아요. 이동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주지 않거든요. 예를 들어서 한 집에 가서 3시간 하고 다른 집으로 이동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고 치면, 그 1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교통비도 스스로 부담해야 해요. 그리고 가정에서 갑자기 '오늘 사정이 생겼으니 오지 마세요'라고 해도 노동시간 인정을 못 받아요. 그래서 재가방문 요양보호사들은 대기시간, 이동시간 같은 것을 더하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가 발생합니요. 그리고 휴게시간도 없으니, 그런 점에서는 처우가 더 열악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양쪽 다 처우 개선이 필요하고요, 호봉 체계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요양보호사로서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고, 그 경력에 맞는 임금을 적용받도록 하는 거죠.
3. 노동 강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어떤 점에서 고강도 노동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이 - 시설 근무의 경우 요양보호사 한 명이 어르신 8명에서 10명을 담당합니다. 야간에는 요양보호사 한 명이 24명, 이런 식으로 관리하고요. 숨 돌릴 틈이 없어요.
조 – 근무시간 동안 어르신 한 명당 세 번에서 네 번씩 올렸다 내렸다 합니다. 침대에서 휠체어로, 다시 휠체어에서 침대로. 이게 가장 힘들어요. 오전, 오후 해서 프로그램이 2개면 2번 보내드려야 하고, 기저귀 케어하려면 침상으로 다시 모셔야 하고요. 그렇게 왕복 4번이라면 총 8번 올렸다 내렸다 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르신들이 상태가 다 다르잖아요. 어떤 분은 힘이 하나도 없이 축 늘어져 계시거든요. 그런 분은 3명이 같이 들어도 힘들어요. 또 어떤 분은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힘들고요. 또 온몸에 골다공증이 너무 심해서 살짝만 부딪혀도 뼈가 부러지는 분도 있어요. 그런 분을 옮길 때는 진짜로 긴장하죠.
근무자가 많으면 일을 분담할 수 있으니 그래도 괜찮아요. 만약 그날 데이 근무자가 2명에 9시~6시 근무하는 미드가 1명밖에 없다고 하면 정신이 하나도 없죠. 제정신으로 일하는 게 아니라 그냥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어떤 때는 어르신들이 불러서 뭘 물어보는데 대답도 못할 정도로 바빠요. 그런데 중간중간 대변 보시는 분들이 벨 누르면 또 가야 하고요. 세탁물이 두 번 올라오는데, 두 번 다 세탁물 정리해서 어르신들 방에 놓거나 사물함에 넣거나 해야 하거든요. 중간에 외출 나가시는 분, 외박 다녀오시는 분, 면회 일정도 다 관리해야 하니 커피 한 모금 마실 시간이 없어요. 일요일이면 외박 갔다 들어오시는 분이 보통 둘 정도 있고, 면회가 오전과 오후 각각 두 타임인데 어떤 때는 그걸 제가 있는 층에서 다 처리해요. 면회 있어도 어르신을 침대에서 내려서 이동하니까요. 요양보호사 2~3명이 그걸 다 하려면 얼마나 바쁘겠어요.
어제만 해도 우리 시설의 신입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넋이 나간 얼굴이었어요. 제가 '많이 힘드셨어요?'라고 물었는데 대답도 못 하시더라고요. 그날그날 근무 인원 수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많이 힘들어요.
4. 현장의 재해 위험을 평가하신다면요?
조 - 근골격계 질환이 제일 많아요. 요양보호사님들 중에 어깨, 허리, 무릎 수술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온몸의 힘을 짜내서 힘을 쓰다 보니 쇠약해져서 눈길에 넘어지거나 하면 골절도 많아요. 골절을 당해도 다른 근무자들한테 미안해서 충분히 못 쉬고 다시 일하러 나와요. 그러면 원래 3년은 더 일할 수 있었던 분이 1년 더 일하고 퇴사해 버립니다. 출퇴근길에 다치는 경우 산재 신청을 안 하고 그냥 병가로 최소 날짜만 쉬고 다시 나오시기도 해요. 산재든 병가든 누가 다치면 대체 인력이 들어와 줘야 하는데, 회사에서 그걸 안 해주니까 선생님들이 눈치를 보면서 제대로 못 쉬는 거죠.
이 - 우리 조합원들 중 1년에 7명 정도가 허리 시술을 하시는 것 같아요. 수술은 회복 기간이 긴데 시술을 하면 그래도 빠르게 출근할 수 있으니까 일단 시술로 해결하려고 하는 거죠. 그러다 나중에 재발해서 퇴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대부분은 허리 아파도 다 참고 일하는 거죠. 휠체어 이동이 제일 힘들죠. 또 공단 지침에 따라서 2시간마다 체위 변경을 해드려야 하니, 2시간마다 같은 근육을 계속 쓰거든요. 여기저기 안 아픈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어르신들 목욕시킬 때 땀이 엄청 많이 납니다. 그 땀이 눈으로 들어가서 쓰라리고, 눈이 빨리 나빠지더라고요. 야간 근무 때는 밤을 꼬박 새우니까 면역기피증 같은 질환도 생기고, 유방암도 많이 발생해요. 최저임금하고 비슷하게 받으면서도 병원비가 엄청나게 들어요.
조 - 어르신들끼리 싸움도 나고, 낙상 사고도 일어나요. 또 갑자기 호흡이 불안정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을 돌보다가 맞아도 회사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겁니다. 보호자한테 고지도 잘 안 하고요.
이 - 입소자가 다른 입소자를 때리거나 싸움이 나면 큰일이에요. 퇴소하게 되죠. 그런데 입소자가 요양보호사한테 폭력을 쓰면 아무 일도 없어요. 그냥 없었던 일처럼 넘어가는 거예요. 특히 성추행이 심해요. 남자 입소자들이 여자 요양보호사에게 성추행을 하는 거죠. 저는 장기요양기관에서 서비스를 받으려고 하는 보호자에 대한 교육이 필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조 – 교육밖에 답이 없어요. 보호자들도 시설에 부모를 맡기고 돈만 내면 끝이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되고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해요.
고 – 성추행이든 폭력이든 시설보다 재가 쪽이 조금 더 많습니다. 보호자 갑질도 있고요. 특히 여자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남자 어르신 집에 가면 밀폐된 공간이라 위험도가 굉장히 높아요.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고 하소연할 곳도 없어요. 특히 민간업체들은 한 명이라도 대상자를 더 확보하려고 하니 조금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도 (대상자를) 끝까지 안고 가려고 하죠.
어르신이 치매가 있는 경우 실제로는 그게 아닌데도 요양보호사가 뭘 훔쳐갔다, 나를 때렸다라고 자기 보호자에게 이야기하기도 해요. 보호자는 부모의 말만 듣고 항의를 하게 되죠. 그러면 요양보호사 입장에서는 자기가 안 그랬어도 증명할 길이 없잖아요. 그 요양보호사를 파견한 센터에 클레임이 들어가고, 인사상 불이익도 있을 수 있으니 대처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가정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고 할 수도 없고요.
5. 일하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이 - 목욕을 시원하게 시켜드리면 어르신들이 '고맙다', '자식보다 낫다' 같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거든요. 또 정이 많으신 어르신들은 간식을 드려도 같이 먹자고 해요. 그럴 때 큰 보람을 느끼죠.
치매 어르신들도 (우리가) 본인을 알뜰살뜰하게 잘 보살펴준다는 걸 아시거든요. 기억이 없는 거지 그 순간의 상황을 모르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기저귀 케어하러 왔다고 말씀드리기만 해도 웃으면서 반겨주시고, 팔을 잡으면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해요.
조 - 평상시에 말이 거의 없는 어르신인데, 식사 가져다 드리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기저귀 케어해 주면 '고생했다'고 하시고 또 기분 좋으실 때는 '땡큐'도 하시거든요. ‘땡큐’가 한 번 나오면 계속되는데, 그런 말을 듣는 순간 힘들었던 게 싹 없어져요. 그래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고맙다는 인삿말을 꼭 듣거든요. 보호자들도 면회나 외출 때문에 오실 때 고맙다고 하시는데 진심이 느껴지는 분들이 있고요.
6. 요양보호사 부족 문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지금도 현장에 인력이 부족하고, 앞으로는 수십만 명이 부족할 거라고도 하는데, 계속 이렇게 가면 사회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이 - 큰 혼란이 오겠죠. 시설이든 재가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가족이 돌봐야 하잖아요. 가족 중 한 명이 (자기 생활을) 거의 다 포기하게 되죠. 장기요양보험 재정도 어려워질 수 있어요.
조 - 집집마다 누군가가 집에 묶여 있으면서 어르신을 돌봐야 하겠죠. 그 사람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지 못하니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게 되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손해입니다. 그리고 어르신을 돌보느라 경제활동을 못 해서 그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아무리 자기 부모라도 제대로 돌볼 수 있을까요? 잘 안 되죠. 그냥 미움의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어요. 사실 어르신들에 대한 노인 학대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이 가정이거든요. 그게 점점 늘어나고 학대의 수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요. 지금부터라도 정책을 잘 준비하지 않으면 5년 후, 10년 후에 어떤 혼란이 올지 상상도 못하겠어요.
이 - 그리고 요양보호사 수가 더 줄어들면 우리가 1인당 담당하는 어르신들의 수가 더 많아질 거 아니에요. 그러면 악순환이 일어나요. 요양보호사들이 그 부담을 못 견디고 나가버리는 거죠. 지금도 280만명이 자격증을 갖고 있는데 왜 요양보호사 일을 안 할까요? 노동의 가치에 비해 임금 저평가가 심하고 또 사회적 인식이 따라주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자격증 취득자만 늘리는 게 중요한 일이 아니고 지금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잘 묶어두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데, 지금도 자꾸 사람을 떠나보내고 있어요.
조 - 내년 되면 더 모자라고 내후년 되면 더 모자랄 겁니다. 지금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 자꾸 나이가 들어서 더는 일할 수 없게 되거든요. 인력을 충원해서 일을 분산시키면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계속할 수도 있겠죠. 그리고 요양보호사 임금을 최저임금에 묶어놓지 않고 호봉제처럼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고 – 맞습니다. 자격증 취득자만 늘리기보다는, 현재의 노동조건을 개선해서 자격증을 이미 가진 분들이 나오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자격증을 가진 분들 중 일부는 부모를 돌보기 위해서나 나중에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공부하신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 외에 생계를 위해 일을 하려는 분들이나 청년들을 대상으로 고민을 해봐야죠.
저는 돌봄도 꼭 고령층 일자리라기보다 고령층, 중장년층, 청년층이 다양하게 어우러지는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노동조건이라든가 돌봄 일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져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의사들이 인체를 돌본다면 요양보호사들은 더 넓게 인생 전반을 돌보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잖아요. 요양보호사란 '인생을 돌보는 사람' '인생을 재설계하는 사람' 이런 식으로 더 명확하게 일의 의미를 정의하면 30대나 40대 젊은 층도 요양보호사로 유입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이 - 비수도권 대책도 필요합니다. 지방은 요양보호사 구인난이 훨씬 더 심각해요. 그러니까 업체들을 지방에 만들지 못하고 서울에 몰려 있는 거예요. 서울만 그렇고, 의정부만 가도 구인난이 심해서 70세 넘은 요양보호사들이 계속 일하고 있어요.
고 - 지방에서 시설을 운영하려면 요양보호사 구하기도 어렵지만 입소 대상자를 확보하기도 쉽지 않아요. 예를 들어 춘천에 있는 구립 요양원은 구립인데도 대상자를 못 구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시설 운영 자체가 어려우니까 요양보호사 채용도 적고요. 국가 차원에서 지방균형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어렵죠.
7. 돌봄 일자리에 젊은 사람들의 유입이 잘 안 되는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고 -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생기면서 몇 년 사이에 요양보호사 자격증 붐이 일었는데, 대부분 자기 가족을 돌보겠다는 생각으로 자격증을 일단 취득했어요. 그런데 막상 가족 돌봄을 해보니까 쉬운 일이 아닌 거죠. 재가 요양보호사들이 와서 돌봐주실 때 이야기를 나눠봐도 너무 힘들겠다 싶은 거죠. 그러면서 젊은 사람들이 이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 사회에서 돌봄 노동의 가치가 많이 평가절하되어 있어요. 이것저것 하다가 맨 마지막에 하는 일이라는 관념이 있으니까 젊은 사람들은 더 안 하려고 하죠.
이 - 한국 장기요양보험이 처음에는 일본의 개호보험을 많이 따라했어요. 일본은 개호 종사자가 대부분 전문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고, 그래서 젊은 편이에요. 한국에서도 전문 학교를 설립해서 돌봄 노동의 가치를 올리면 그 학과를 졸업한 젊은이들이 당연히 올 거라고 봐요. 사회적 인식도 바뀔 수 있고요. 치매, 임종, 재활 이런 식으로 전문 요양보호사를 양성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을 유입시키려면 당연히 임금과 처우가 좋아야겠죠. 청년들은 당장의 임금만 보고 오는 게 아니라 자기 미래까지 생각하는 거니까요.
조 - 그래서 요양보호사 호봉제나 직급제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열심히 일하면 월급도 점점 올라가고 시설 내에서 직급도 올라간다는 그런 미래가 보여야 젊은 사람들이 오겠죠.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놓지 않고 값싼 노동력 취급만 하면 청년이 어떻게 오겠어요? 편의점에서 일하는 거랑 시급이 똑같으면 누가 오겠어요?
고 –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가 아닌 생활임금 이상의 월급을 보장해야 합니다. 전일제와 월급제 일자리를 늘리고, 경력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 또는 표준임금표를 도입해야 합니다. 또 요양보호에 치매, 재활, 임종, 의료적 돌봄 등 전문분야를 만들고 추가 교육과 자격이 임금으로 연결되게 해야 합니다. 팀장, 교육자, 사례관리자 등 승진 경로도 당연히 필요하고요.
8. 로봇이나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해서 문제(인력 부족)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 우리가 가장 힘들어하는 휠체어 승하차를 로봇에게 맡긴다면서, 사람을 들어올리는 리프트 로봇을 도입했거든요. 그런데 (들어올리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 우리가 그걸 못 써요. 도 닦아야 되는 수준이에요. 비싼 돈을 주고 그걸 사서 그냥 세워놓고 있어요. 또 대변 보조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그걸 기다리다가는 너무 늦어요. 그렇다고 근무 환경을 바꿔주는 것도 아니니고요.
조 - 로봇이 요양보호사 일을 대신한다고 이야기하기 전에, 현장에 와서 단 하루라도 우리 스케줄대로 일해 봐야 합니다.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대책은 와닿지 않거든요. 우리가 계속 이야기했지만, 기존에 있는 인력이라도 빠져나가지 않게 방어를 해줘야죠. 방법은 간단해요. 요양보호사들이 소모품이 아니거든요. 회사에 충성을 요구하려면 월급을 올려줘야죠. 최저시급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라 생활임금에서 출발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바뀌는 게 있어야죠. 그리고 경력이 인정되어야 하고요. 그런 것부터 바꾸면 좋겠어요. 외국인 요양보호사를 데려와서 교육시키는 데도 돈이 들잖아요. 한국말도 서툴 수밖에 없고요. 사람만 데려다 채워 넣으면 되는 게 아니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와야 합니다.
고 - 로봇이 아직은 비싸기만 하고 실제 활용도가 낮아요. 그런데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앞으로는 AI라든가 기계의 도움을 받는 사회로 갈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치매 노인분들 집에 있을 때 AI가 모닝콜이나 안부전화를 하거든요. 예전에는 사람이 다 했던 일이죠. 돌봄 영역에서도 일정 부분은 기계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도와주게 되겠죠. 그러면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근골격계 질환 위험에서 벗어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서적 공감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외국인 돌봄 노동자들을 데려와서 최저임금 이하의 값싼 임금을 주겠다는 것에는 한국 노동자들도 같이 반대를 해주시면 좋겠어요. 돌봄 노동시장 자체가 외국인들이 싼값에 일하는 시장이 되어버리면 청년들은 아예 안 들어오게 됩니다. 돌봄 노동시장을 어떻게 정의하고 급여체계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앞으로 청년이 들어올 수도 있고, 반대로 청년은 없고 외국인 노동자나 고령자들의 저임금 일자리로 채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9. 요양보호사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이 - 실제로 보호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분들이 지불하는 금액에 비해 돌봄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어요. 또 기관에서는 지금 장기요양 수가가 낮아서 운영이 잘 안 된다고 하고 있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사람이 계속 빠져나가는 실정이죠. 이렇게 각자가 다 불만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별로 좋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값싼 노동력으로 제도를 운영한다는 정부 방침이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공영방송 등 미디어에서도 요양보호사 한두 사람의 학대 정황 같은 것만 내보내지 말고, 요앙보호사 처우가 얼마나 안 좋은지도 이야기해 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시민들도 알게 되고 인식도 많이 바뀔 것 같아요.
그리고 노년은 우리 모두에게 찾아옵니다. 우리도 '내일의 나를 돌본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솔직히 지금 '내가 나중에 노인이 된다'는 생각을 안 할 거예요. 저도 안 했거든요.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닥칠 일이라는 걸 생각해서 요양보호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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