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대량실업 사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다만 즉시항고 기간(14일)이 남아 있어, 이 사이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에 필요한 긴급자금 2000억 원을 조달하면 심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홈플러스에 지부를 둔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최대주주 MBK도,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그룹도 긴급자금 조달에 대한 책임을 외면했다고 비판하며, 정부에 공적자금 투입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법원장 정준영)는 3일 "홈플러스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수행가능성이 없으므로, 별도 심리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됐지만, 나머지 사업부에 대한 M&A가 이뤄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며 매출이 감소하는 반명 공익채권은 급증하고 있다"며 "앞서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필요한 최소 금액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현재 126개인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로 재편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인력을 50% 감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홈플러스는 이에 필요한 긴급자금 2000억 원을 제1채권자인 메리츠에서 빌리려 했다. 그러나 메리츠는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김병주 회장 등 MBK 경영진의 보증 없이는 대출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현재 김 회장은 1000억 원 규모의 대출에 대해서만 개인 보증 의사를 법원에 제출한 상황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김 회장의 개인 자산은 올해 기준 약 13조 7700억 원에 달한다.
결국 경영 실패로 홈플러스 위기를 불러온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는 MBK와 홈플러스에 최고 14% 이율로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받아온 메리츠그룹 간 '핑퐁게임'이 정리되지 않은 것이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대로 홈플러스가 파산하면, 직원 1만 2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홈플러스 노사는 여기에 간접고용·협력업체 노동자와 입점업주 등을 합하면 약 10만 명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홈플러스 측이 14일 안에 2000억 원 긴급자금을 조달하고, 즉시항고를 하면 절차를 재개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파산 위기에 이른 데 대해 마트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사태의 주범인 MBK는 끝내 책임을 지지 않았고, 홈플러스를 통해 막대한 금융이익을 거둔 채권단 메리츠 역시 사태 해결을 위한 책임을 외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할 최후의 보루인 국가마저 거대자본의 '쩐의 전쟁'을 방관"했다며 그 결과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업주, 가족들의 생존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덧붙였다.
마트노조는 정부를 향해 △공적자금 투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긴급조치를 통한 홈플러스 회생 방안 마련 △MBK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 "14일간 긴급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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